"왜 라미레스를 칭찬해!" A-로드 '역풍'
OSEN 기자
발행 2008.05.17 03: 11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라이벌 구단의 간판선수를 위해 축하 멘트를 보내준 알렉스 로드리게스(33.뉴욕 양키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17일(한국시간) 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의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를 위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로드리게스는 통산 500홈런을 앞둔 라미레스를 위해 "500홈런은 양키스와 레드삭스 라이벌 관계 그 이상이다. 이것은 야구의 역사다. 500홈런을 친 선수가 몇이나 되느냐"며 동영상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는 보스턴 구단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라미레스가 500홈런을 기록할 경우 보스턴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라미레스는 현재 498홈런을 쳐내고 있어 500홈런 클럽 가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뉴욕의 스포츠 전문 라디오에는 하루 종일 팬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다른 팀도 아닌 보스턴 선수를 위해 그럴 수 있느냐"며 격분한 뉴요커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로드리게스가 한가하게 남의 구단 선수를 위해인터뷰에 응한 사실 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로드리게스는 "양키스 구단으로부터 '입바른 소리' 한 마디 해주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축하 멘트는 보스턴 구단의 요청에 의한 것. 보스턴은 로드리게스를 접촉하기 위해 미리 양키스 구단에 양해를 구했다. 양키스는 이 사실을 로드리게스에게 전달하기 전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지 검토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라미레스 축하' 발언이 알려지자 뉴욕 팬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며 로드리게스를 비난하고 있는 것.
로드리게스가 다른 구단 선수를 위해 축하 메시지를 녹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5명 밖에 달성하지 못한 600홈런에 3개를 남겨둔 시애틀 시절 동료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를 위해서도 로드리게스는 축하 멘트를 미리 전달했다.
하지만 상대가 '절대 질 수 없는' 보스턴이고, 대상이 양키스 팬들이 가장 얄미워할 만큼 펄펄 나는 라미레스라는 점에서 뉴욕 팬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선의의 뜻으로 타팀 선수를 위해 '한 마디' 해준 로드리게스만 이래저래 욕을 먹고 있다.
한편 복귀를 눈앞에 둔 로드리게스는 전날 탬파베이 원정 중인 팀에 잠깐 합류해 경기전 타격 연습을 실시했다. 로드리게스는 다음주 초 DL 해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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