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 조기소집, '안되도 고민 되도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8.05.17 08: 15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박성화호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예정하고 있던 조기 소집이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박성화호는 대표팀의 소집과 정규리그 공백(5월 26일~6월 17일)에 맞춰 조기 소집을 요청했다. 규정 상 불가능한 요청이지만, 구단과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의 유연한 대응을 기대했다. 각 구단도 '사상 첫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의 대의명분에 따라 박성화호의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나 여기에는 선결 조건이 있었다. 적절한 차출이 그 것이다. 지난해 무분별한 대표팀 차출에 반발을 일으키며 소집 규정을 강화했던 구단들로서는 당연한 요구였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오는 31일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전을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의 예비엔트리에 올림픽대표팀 출전 연령대(23세 이하)의 선수들이 10명이나 포함된 것이다. 만약 이들이 대표팀에 모두 선발될 경우 전체적으로 23세 이하 연령대의 선수들만 최소 35명이 이탈하게 된다. 월드컵 대표선수까지 포함하면 50명 가까운 인원이 차출되는 셈이다. 이는 6월까지 조직력을 정비해 대반격을 노리고 있는 구단들에는 치명타다. 그런 만큼 협회도 연맹도 이번 조기 소집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우선 규정 상 올림픽대표팀의 차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올림픽대표팀 차출 규정에 따르면 대회 한 달 전부터 소집이 가능하나 15일 전까지는 프로경기가 있다면 출전을 보장해야 한다. 결국 7월부터 훈련이 가능한 셈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박성화 감독의 심정과 올림픽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일은 구단과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모두 관련돼 있어 성사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성사가 된다고 해도 주축 선수가 대부분 대표팀에 간 상황에서 이번 훈련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덧붙였다. 박성화호도 이 부분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성남과 울산의 컵대회를 관전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대표팀에 많은 선수들이 차출될 경우 이번 훈련에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7월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도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일단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0일 '2008 툴롱국제대회'가 열리는 프랑스로 떠나 8강 진출 라이벌 이탈리아를 분석하고 돌아온다. 그러나 이후의 일정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여기에 조기소집이 승인된다고 해도 주전없이 무의미한 훈련이라는 악재를 어떻게 뚫고나갈 것인지 박성화호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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