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살찐다? 다이어트에도 보약 필요
OSEN 기자
발행 2008.05.17 09: 30

[정지행의 한방 칼럼] 보통 한약이라고 하면 보약을 생각한다. 그리고 보약이라고 하면 살찌는 한약을 가장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렇듯 한약을 먹으면 무조건 살이 찔 것만 같아, 한약이 꼭 필요한 사람조차도 살찌는 것이 두려워 한약을 기피하게 된다. 간혹 보면 살이 찐 사람들이 멋쩍게 웃으며“어릴때 한약을 잘못먹어서...”라며 살이 찐 이유를 말하곤 한다. 이렇듯 약을 먹으면 무조건 살이 찔 것만 같은, 한약이 꼭 필요한 사람조차도 살찌는 것이 두려워 한약을 기피한다. 물론 이러한 보약이 비위기능이 약해 밥을 잘 먹지 않아 비위를 보하는 약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위기능을 보하는 약 자체만으로 살이 쪘을까? 약 자체가 살을 찌운 것은 결코 아니다. 비위기능이 좋아지면서 입맛이 좋아지고 그래서 적절한 선까지 먹는 것이 아니라, 칼로리가 높은 음식과 탄수화물과 지방을 과하게 먹는데서 원인이 있는 것이다. 보약을 지으러 온 사람도 이구동성으로 "살 안 찌게 지어 주세요" 라고 한다. 얼마 전 30세의 주부인 김정애씨가 보약을 지으러 왔다. 붓고, 피곤이 가득한 얼굴로 "3개월전에 아이를 낳았고, 지금은 모유수유중인데 살이 빠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쪘어요. 힘은 드는데 몸이 푸석푸석 부우면서 살은 더 찌고, 살을 빼려고 식이조절과 운동을 하는데 몸무게는 빠지지 않고, 살이 더쪄요. 몸이 너무 무겁고, 찌뿌둥하고, 아침저녁으로 붓고, 힘들어 죽겠어요. 이제는 살빼는 것보다 몸이 너무 힘들어서 보약좀 먹으려고요...“ 하며 상태를 말해주었다. 그녀 또한 ”살 안찌게 지어주세요~“를 빼먹지 않았다. 그 후 김정애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보약을 먹었으니 살이 5kg 정도는 쪘을까? 천만에... 도리어 살이 10kg 이나 빠졌다. 김정애씨가 보약을 먹고 살이 빠질 수 있었던 이유는 출산으로 인해 몸의 기력이 소진되어 몸이 너무 고되고 힘든 상태로 몸이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해 살은 오히려 찌고, 붓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기력이 너무 떨어져 몸의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몸안에 노폐물과 어혈, 슴답등이 쌓여 몸이 무겁고 푸석 푸석 부우면서 몸은 힘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되려 살이 찌게 된 것. 고로 기력을 보하면서 순환이 잘되는 보약을 썼더니 기운은 나면서 몸은 가벼워지고 오히려 살은 빠지게 된 것이다. 몸이 힘들고 기력이 없으면 신체는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많이 먹으려는 몸상태가 된다. 그래서 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고, 또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며,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해도 살이 안빠지는 것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몸이 건강하면 살이 찌지 않는다. 살이 찌는 것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이어트에는 보약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위한 보약이 필요한 사람... 1. 먹었는데도 돌아서면 다시 허기가 지는 분 2. 출산 후 몸의 부기가 빠지지 않고, 오히려 더 붓는 분 3. 출산 후 빠른 체중감량을 원하는 분 4. 기운이 없고, 몸은 피곤하고 힘든데 살이 찌는 분 5. 식이조절과 운동을 해도 살이 안빠지는 분 6. 음식을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분 7. 자궁질환이나 변비, 냉증등이 있는 분 몸은 힘든데 오히려 살이 찐다면, 살을 빼기 위해서라도 보약을 한번 먹어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지만 아무런 보약을 아무데서나 먹을 것이 아니라 전문의와 꼭 상담 후에 복용해야함을 명심하자. [글: 정지행한의원 정지행원장] ose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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