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롯데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통과의례처럼 치르고 있는 '5월 악몽'을 재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6일 사직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6-7로 역전패했다. 6-5로 앞선 9회 2사 후 다잡았던 경기를 내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게다가 3일 연속 다잡은 경기를 내줬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올 시즌 롯데는 하위권을 맴돌던 팀과는 전혀 다른 팀"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한 지난달 24일 문학 SK전에서는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매직을 보여주겠다"고 장담까지 했다.
롯데는 한 때 12승 4패로 승수와 패수가 '+8'을 기록했다. 그러나 16일 현재 19승 18패로 '+1'로 떨어졌다. 5위 삼성(21승 20패)과 승차없이 2리차 간격을 유지 중이다.
자칫 4강 밖으로 떨어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런 만큼 지금이야말로 로이스터 매직을 보여줄 때가 왔다. 무엇보다 엇박자를 내고 있는 공격과 수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공격
로이스터 감독은 16일 경기에 앞서 "수비보다는 공격에 문제가 있다"고 최근 롯데의 부진을 설명했다.
득점이 필요한 찬스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항상 강조하던 진루타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이 결국 공격의 맥이 끊을 뿐 아니라 박빙 승부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예로 지난 14일과 15일 마산 삼성전에서 해결사로 나서야 하는 이대호를 대주자로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다음 회에 맞이한 절호의 득점 기회에서는 맥없이 물러나는 타자를 지켜봐야 했다.
또 롯데는 최근 패한 경기를 살펴보면 3득점 이상 올린 적이 없다. 대량 득점 상황에서 1~2점 얻는데 그쳤고 달아날 찬스를 번번이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가르시아의 부진도 원인이다. 16일 동점포를 쏘아올리긴 했지만 4월 중순까지 3할을 유지하던 타율은 점점 아래로 떨어져 2할4푼3리까지 떨어졌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윙도 좋지만 상대 전력 분석팀에게 점차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출루율도 3할1푼4리로 급감해 이대호 뒤를 받쳐줄 5번타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
로이스터 감독은 "수비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롯데는 16일 현재 LG와 함께 투수들의 범한 실책 중 자책 비중이 가장 높다. 투수진이 내준 160실점 중 자책은 141점이었다. LG는 237점 중 218점이 자책이다. 이는 곧 수비 실책이 고스란히 실점과 연결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포함할 경우 롯데의 수비는 분명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관계자들은 캠프 때 훈련량과 연결짓고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집중력을 잃는 것은 결국 극한 훈련을 경험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 젊은 선수들이 주전을 꿰차고 있는 롯데라는 점에서 그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시즌 초반 대승 혹은 대패가 많았다는 점이 오히려 박빙 승부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많이 경험하지 못한 만큼 판단력,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롯데의 중간계투와 마무리의 부진과도 결부시킬 수 있다. 특히 마무리 임경완의 경우 16일 올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붙박이 마무리는 올 시즌 처음이라는 점에서 로이스터 감독은 여전히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잦은 역전 재역전 승부가 나중에는 롯데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16일 경기 후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인터뷰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난 목소리가 높았고 경기장으로 물병이 날아들기도 했다. 조금씩 로이스터 매직을 의심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도 "아직 5월이기에 아직 선수들을 고칠 시간이 있다"며 "포기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롯데팬들의 실망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어떤 '매직'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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