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실험', 실패했지만 실패가 아닌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8.05.18 07: 51

조광래(54) 감독이 이끄는 경남이 시즌 도중 과감한 전술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경남은 포항을 상대로 한 가지 과감한 실험을 시도했다. 바로 포항의 장기인 측면 공격을 봉쇄하고 양 사이드의 빈 공간을 번갈아 공략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경남은 평소 포메이션인 3-5-2시스템에서 3-4-3시스템으로 변화를 주며, 팀의 새로운 변화를 꿈꿨다. 사실 경남의 이 변화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14일 부산전(2-1 승)에서 경남은 이 전술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전술이자 변화였던 셈이다. 이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성남, 수원, 서울 등 이른바 강팀은 모두 상대해봤다. 이제 포항만 상대해보면 되니 기대가 크다"고 말한 조광래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박원재와 최효진으로 상징되는 포항의 측면 공격을 경기 내내 막기에는 경남의 수비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공오균과 김동찬이 측면에서 도왔지만,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에 취약점을 보인 산토스가 무너지며 경남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여기에는 주축 수비수 이상홍이 전반 부상으로 무너진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경남의 실험이 과연 무의미했을까? 경남은 올 시즌 조광래 지휘 속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 팀이다. 조광래 식의 축구에 새로 적응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전술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날 경남의 실험은 이런 과정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수비가 아닌 공격에서만큼은 이런 선택이 빛을 발했다. 김진용을 원톱으로 김동찬과 공오균을 양 날개로 포진시킨 경남의 변화는 자유롭게 전방을 움직인 서상민의 활약으로 놀라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비록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전반 서상민의 침투 패스 한 번으로 공오균에게 골문까지 열렸던 찬스는 그 대표적인 증거였다. 물론 경남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윤성과 인디오 등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돌아올 경우 경남은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것은 이런 경남의 변화가 부정적인 방향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stylelomo@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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