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스카우트들, ‘누가 두산 좀 말려줘요’
OSEN 기자
발행 2008.05.18 09: 48

“두산이 무서워서 선수를 못 뽑겠어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시장에서 두산이 ‘공공의 적(?)’으로 돼가고 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은 두산 탓에 외국인 선수 뽑기가 무섭다고들 한다. 무조건 최고의 선수를 뽑아야하는 스카우트들이지만 뽑기도 전에 나중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타구단 스카우트들이 걱정하는 점은 2가지이다. 우선 한국무대에 데려와 가능성을 보인 후 퇴출시킨 용병을 두산이 다시 데려와 성공적인 ‘재활용’을 했을 경우이다. 두산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외국인 선수를 스카우트가 현지에 직접 가서 점검하고 뽑기보다는 타구단에서 가능성을 보인 용병을 데려다가 성공작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두산은 현장 점검보다는 그 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에이전트의 답변을 통해 용병을 골라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타 구단이 스카우트 팀을 미국으로 내보내 직접 발로 뛴 것과 비교하면 ‘페이퍼 워크’ 작업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안목으로 성공작을 잇따라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는 해외에 스카우트를 파견하지 않은 지 꽤 됐다. 가지고 있는 리스트에 올라 있는 용병들 중에 뽑는 것이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낫다”고 말한다. 두산은 그동안 ‘페이퍼 워크’로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2002년 KIA에서 레스를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키퍼(2003년)·리오스(2005년) 등 다른 구단에서 뛴 용병들을 데려와 쏠쏠하게 써먹었다. 장기집권했던 용병 우즈(1998년~2002년)가 떠난 뒤 직접 골라온 용병은 2005년부터 뛰고 있는 랜들 정도다. 랜들 역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면서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두산은 올해도 또 다시 ‘용병재활공장’ 노릇을 해낼 태세이다. 개인 사정으로 중도하차한 레스 대신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좌완 투수 매존을 유력한 대체용병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타구단 스카우트들은 걱정이 앞선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현지에서 직접 스카우트한 선수가 두산이 리스트 작업으로 서울에서 구한 용병보다도 못한 성적을 냈을 때 돌아오는 부담감이 크다. 또 방출한 외국인 선수가 두산에 들어와서 전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에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 이런 2가지 우려 때문에 타구단 스카우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 데려온 새 옹병이 안방에서 구한 용병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 첫 번째 과제는 물론 사후관리를 못해 두산에 넘어가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도 함께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러니 타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두산 때문에 힘들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두산의 용병 스카우트 법칙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타구단 스카우트들이다. sun@osen.co.kr 두산이 '재활용병'으로 올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매존의 지난 해 삼성 시절 모습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