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고종수(30)의 지나치게 높은 팀 내 비중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서 벌어진 대전과 서울의 정규리그 10라운드는 고종수의 능력과 스타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4월 26일 전북전에서 당한 왼쪽 발목 부상에서 막 복귀한 그의 발끝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경기 내내 돋보였다. 여기에 종료 직전 터트린 극적인 동점골은 고종수의 가치를 더 했다. 딱히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한 번의 패스로 공격을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고종수의 활약에 힘입어 대전은 빠른 역습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전방에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박성호와 에드손에게 찔러 주는 침투 패스에 서울은 방심하지 못하며 수비에 어느 정도 비중을 남겨둘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바로 이날 드러난 대전의 지나친 고종수의 팀 내 비중이다. 지난 3주간 '고종수 없이 사는 법'을 배웠다고 여겨졌던 선수들은 고종수가 돌아오자 여지없이 모든 상황에서 고종수만을 쳐다봤다. 마치 새끼 오리가 어미 오리를 바라보는 것처럼 선수들은 고종수에게 모든 패스를 연결했다. 고종수가 모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 패스의 정확성은 높았지만, 반대로 고종수만을 막아낸다면 대전의 공격은 쉽게 차단됐다. 후반 들어 대전이 서울에게 주도권을 완벽하게 내준 것은 지나친 고종수에 대한 의존이 크게 작용했다. 이민성과 기성용이 조금은 고종수를 거칠게 다루자 대전은 활력을 잃고 말았다. 물론 이것은 대전에 고종수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데닐손과 슈바가 떠나면서 믿을 만한 고참급 선수가 사라진 대전에서 '주장' 고종수에게 의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고종수가 경기를 지배하는 스타일의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고)종수가 빠지면 그 공백이 너무 크다"며 "이제 우리 팀도 (고)종수 외의 해결사를 찾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호 감독은 "이날 뛴 이동근과 에드손 그리고 이여성이 (고)종수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하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종수가 대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드필드에서 그 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 고종수를 살려야 대전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전이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고종수만이 아닌 다른 선수들의 팀 내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stylelomo@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