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도 어김없이 시청률 상위권을 드라마가 휩쓸었다. MBC 월화드라마 ‘이산’,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 KBS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SBS 수목드라마 ‘온에어’,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 SBS 주말극장 ‘행복합니다’가 각각 1~6위권까지 싹쓸이 했다. 모두 20~3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드라마 천국’이라 불릴 만 하다. 드라마 전성시대가 어제 오늘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여로’ ‘모래시계’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등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모두 드라마였다. 아침 드라마뿐만 아니라 저녁에 하는 일일드라마, 밤 늦은 시간에 하는 미니시리즈, 주말에는 주말극 등이 포진돼 하루 종일, 일년 내내 TV에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것은 할일 없고 갈 곳 없고 즐길 것 없는 주부들의 씁쓸한 현실을 대변하기도 한다. 한 방송국 드라마 관계자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는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들을 겨냥한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아이들 등교시키고 남편 출근 시킨 아줌마들이 집에서 한숨 돌리며 아침드라마를 시청한다. 아이들과 남편들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인 오후 8시쯤 저녁 준비를 하면서 일일드라마를 본다. 집안 일을 마치고 잠들기 전 미니시리즈 한편 본다. 주말에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런 생활 패턴과 드라마 청취 습관은 사실 주부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다.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스트레스를 풀거나 인생을 즐길만한 시간도, 여유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주부층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게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미니시리즈인데 이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채널을 양보한 주부들의 현실이다. 주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내 드라마가 발전했지만 이제 아줌마들도 드라마가 아닌 다른 활동으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