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 손민한(33)과 우리 히어로즈 선발 마일영(27)의 보기 드문 팽팽한 투수전이 깔끔하지 못한 결과로 빛을 잃었다. 18일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와 히어로즈전은 경기 전부터 투수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에 관중들도 화답하듯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3만 좌석을 모두 채워 경기전부터 뜨거운 분위기였다. 손민한은 올 시즌 8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에이스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었다. 마일영 역시 5월 들어 나선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주가를 한층 높이고 있었다. 특히 마일영은 너클볼을 던진다는 것이 알려지며 한층 주가가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이날 손민한은 9이닝 동안 4개의 안타만 내준 채 3삼진 1볼넷으로 1실점(비자책)에 그쳤다. 이로써 손민한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9경기를 모두 퀄리티 스타트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9월 13일 수원 현대전(7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부터 1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이기도 했다. 마일영 역시 이날 8이닝 4피안타 3볼넷 6삼진으로 1실점, 안타깝게 시즌 4승의 기쁨을 미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수비 실수들로 손민한과 마일영의 역투는 동시에 빛이 바랬다. 롯데 수비는 2회 1사 1, 3루에서 포수 강민호의 공을 잡은 뒤 1루로 악송구한 2루수 조성환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이는 1루수 정성훈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곧바로 포기, 1루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때 조성환이 던진 공은 정성훈의 몸을 맞고 굴절됐고 3루주자가 홈을 밟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8회 1사 2루에서는 히어로즈 베테랑 좌익수 전준호의 어설픈 수비가 나왔다. 플라이볼로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지만 판단 미스로 동점 2루타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연장 11회 롯데 나승현은 1사 후 강정호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다음타자 전준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리나 했다. 그러나 보크, 폭투로 이날 결승점을 허무하게 헌납하고 말았다.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은 경기 후 마일영에 대해 "좋은 피칭을 했다"고 칭찬하면서도 "팀은 승리했지만 마일영이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 감독으로서 미안하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아주 안좋은 경기였다"며 "피칭은 좋았지만 비자책으로 실점하며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게다가 히어로즈 공격 11회 2사 볼카운트 2-0에서는 브룸바의 강력한 항의로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박근영 1루심이 롯데 투수 최향남이 던진 공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넘어진 브룸바를 향해 1루심 박근영이 스윙으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퇴장 등의 불미스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히어로즈가 2-1로 승리했기에 더 이상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래저래 팽팽한 투수전과는 다른 뒤숭숭한 결과를 낳은 경기였다. letmeou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