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대 위기' e스포츠, 변화가 필요하다
OSEN 기자
발행 2008.05.19 12: 02

2008시즌 개막과 동시에 e스포츠 판이 흉흉하기 짝이없다. 최고 인기 프로게임단인 공군 에이스가 해체설에 휘말리는가 하면 7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명가 한빛 스타즈가 내부적으로 해단을 결정한 상황이다. 또 각 이권업체의 힘겨루기로 인해 e스포츠 시장은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대위기론을 맞이하고 있다. e스포츠 후발국인 중국과 일본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고 있는 마당에 정작 종주국이라는 한국은 내부적인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 "e스포츠 발전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공군 게임단 해체 및 한빛 프로게임단 해단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해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일련의 이같은 사태와 관련해 한국e스포츠협회 제훈호 이사는 "공군의 경우는 하나의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시점이다. 일부 시각이 잘못 잡혀있는 부분도 있다. 한빛의 경우는 의사소통 부분의 문제가 있었다. 아직 인수인계 부분이 해결나지 않았지만 협회 쪽에서도 적극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업계 전반적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e스포츠는 점점 쓰러질 정도로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라이벌 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국가의 지원을 등에 엎고 발전을 꾀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뒤로 가고 있다. 적극적으로 팬층 확보에 힘을 써야 하는 시점에 비상 시국에 대한 체계도 잡지 못하고 서로 '밥그릇 지키기'에 몰두하다 날벼락을 맞은 격이다. 이런 식의 혼란이 가중된다면 향후 e스포츠의 10년을 책임진다는 '스타크래프트 Ⅱ'가 나와도 공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e스포츠인들의 강한 생각이다.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 들리고 있다. ▲ 말로만 저변 확대 이제 '그만' 2005년 2기 협회가 출범하면서 꺼냈던 명제 중의 가장 큰 사안이 저변 확대였다. e스포츠를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스포츠적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계층의 팬들을 불러오게 만들고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성취감을 안겨주자는 것이었다. 그런 요소로 진행했던 것이 중계권과 공군 팀의 창단이었다. 물론 오프라인 행사도 빼놓지 않고 진행하기 시작했다. 중계권은 선수들과 프로게임단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중계권을 발판 삼아 다양한 마케팅 플랜을 세우고 저변확대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했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 중계의 경우 전체 시청자 숫자가 예전 1/10 수준이라는 혹평을 서슴치 않고 있다. 중계 플랫폼을 확대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오히려 업계간 힘겨루기에 한국e스포츠협회가 말려들면서 휘청거리고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공군 팀의 창단은 스타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끊임없이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숙명 아래 e스포츠 공군 팀 창단은 필수 였다. 평균 수명이 짧은 e스포츠 선수들의 군 문제를 해결한 점도 큰 성과였다. 공군팀의 창단으로 e스포츠 팬들은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향해야 할 부분인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 진행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일을 매듭짓지 못하면서 현재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다. 만약 공군 문제가 안 좋은 방향으로 결정되면 한국e스포츠 흥행 및 발전에 먹구름이 끼는것은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느슨하고 느긋한 한국e스포츠판의 전체적인 대응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 계획을 세우고 빠른 대처로 필요한 시국에 소위 말해 '우리는 잘한다'며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팬들의 필요하는 것은 재미이다. 팬들의 발길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고, 시선을 집중시킬수 있을 때가 한국e스포츠가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적극적인 자본 유치가 '필요' 뒤늦게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은 중국과 일본을 살펴보자. 중국은 e스포츠를 99번째 체육종목으로 채택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엎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e스포츠서는 볼 수 없는 유료관중도 그들만의 강점이다. 2007년 말 일본e스포츠협회(JeSPA)를 창설하며 뛰어든 일본의 경우도 위협적이다. 전통적으로 콘솔게임 시장이 강했던 일본은 자국의 특기를 e스포츠 요소로 변경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빠지지 않은 것이 거대 자본이다. 일본의 경우 세가, 남코, 코나미, 반다이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거대 게임 기업들이 자사의 게임서 e스포츠적 요소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정부나 거대 기업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엎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e스포츠는 현재 가장 '최소한'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성장 보다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선수단의 전체 연봉을 줄고 있고, 프로게임단 운영비도 아울러 감소하고 있는 시점이다. 물론 가장 권위있는 대회라고 불리는 프로리그 상금은 개인리그에 비해 조금도 나을 것이 없는 시점이다. 2007시즌 기준으로 프로리그 총 상금 규모는 2억 3천만원으로 3억원이 넘어가는 개인리그 1년 상금 규모보다 작다. 단적으로 최고 대회도 대접을 못받고 있는 현실은 한국e스포츠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사태는 결코 단시간내에서 나온 결과는 아니다. 오랜시간 누적되어 왔던 일이 결국 이런 사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모두 능동적으로 적극적인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 왔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힘을 합쳐보기를 기대한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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