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호' 윤형빈, "안티팬 1만명 돌파했으니 나도 인기남"
OSEN 기자
발행 2008.05.20 07: 44

모두들 안티팬 줄이기에 혈안이 돼있는 요즘, 유독 안티팬에 집착하고 늘어나는 안티팬에 쾌재를 부르는 사나이가 있다. 얼마 전 공식 집계 된 안티팬이 만 명이 넘었다며 즐거워 하는 남자, 바로 ‘왕비호’ 윤형빈(29)이다. 완전 ‘평범남’에서 완전 비호감 ‘왕비호’로 다시 태어난 윤형빈을 만났다. 축! 안티팬 만 명 돌파 윤형빈은 요즘 너무 행복하다. 그토록 바라던 안티팬이 3천 여명에서 만 여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싫어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좋아해주고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너무나 새롭고, 얼떨떨하단다. 3년 만에 받아보는 관심이라나. 윤형빈은 “개그맨 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요즘은 평범한 개그맨으로 3년을 산 것 보다 비호감으로 2달을 산 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왕비호’와 '사굴효' 놀랍게도 윤형빈이 털어 놓은 ‘왕비호’의 탄생 비화에는 박준형이 있었다. 원래는 ‘왕비호’ 개그가 혼자서 하는 개그가 아닌 팀개그였다고 한다. ‘왕비호’라는 이름도 원래는 ‘사굴효’였다고. “사굴효? 사굴효?” 기자가 ‘사굴효’를 반복하며 뜻을 찾지 못하자 윤형빈은 “싸구려예요, 싸구려”라고 알려줬다. 첫 무대에 올라갈 때 까지 ‘사굴효’였던 캐릭터가 공연 몇 시간 전 개그콘서트 감독이 “형빈아, 너 완전 비호감이니까 비호는 어떠냐? 왕비호?”라는 조언에 후다닥 캐릭터 이름을 바꿔버렸다고. 윤형빈은 “요즘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에 나오는 세르게이 있죠? 그 세르게이도 원래 뜻은 ‘쓰레기’에요”라며 귀띔을 해줬다. ‘왕비호’ 윤형빈, 실제로 보면 ‘왕호감’ 무대의상을 벗고 일반인(?)의 상태로 만난 윤형빈은 사실 완전 호감형이다. 뽀얀 얼굴에 큰키, 항상 미소를 달고 다니는 그는 누가 봐도 ‘왕호감’. 윤형빈도 자신을 ‘호감형’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사실 제가 호감형이니까 비호감이 통했겠죠. 원래가 비호감이면 ‘왕비호’는 실패했을 거예요.” 비호감으로 사는 그대, 행복한가 늘어나는 안티팬으로 나날이 행복하다는 윤형빈. 하지만 사실 그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은 있다. “안티팬이 많아야 제 인기도 높아진다는 건 참 아이러니 한 일이죠. 지금은 의연해졌지만 사실 처음에는 좀 힘들기도 했어요. 하루는 인터넷에 ‘윤형빈’이라고 쳐보니 게시판에 ‘윤형빈의 살인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있더라고요. 그런 글에 상처를 많이 받긴 하죠.” ‘니쥬’ 잘하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실제로 방송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평범남보다, 관심 받는 비호감이 낫다”고 밝히며 ‘왕비호’ 캐릭터를 어필한 윤형빈은 “원래는 개그맨을 시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끼리는 그것을 ‘니쥬’라고 불러요. ‘니쥬’는 항상 주인공 역할인 ‘오도시’를 뒷받쳐주죠. 지금 ‘봉숭아 학당’의 선생님인 김인석 선배는 ‘니쥬’의 최고봉이죠. 각각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만들어 주는 역할이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역할을 과소평가 하죠. 그런 점이 좀 아쉬워요”라고 말한다. 지난 3년 간 윤형빈 역시 주로 다른 사람들을 받쳐주는 ‘니쥬’역할로 개그맨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윤형빈은 정말 안 웃기는 개그맨이다’라는 댓글에 충격을 받고, ‘나도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어’라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왕비호’다. 공부하는 ‘왕비호’ ‘왕비호’는 거침없이 연예인들을 비방하고, 비판하는 캐릭터다. “그 연예인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야 비판도 가능하죠. 그래서 틈만 나면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인터넷에서 기사도 많이 검색해요. 요즘 그 사람이 어떤 이미지로 나오는 지 파악해야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개그가 나오거든요.” 윤형빈은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비판 개그를 하기 위해 쉴새 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개그맨이다. 개그콘서트는 나의 힘 윤형빈은 개그콘서트를 ‘우리 반’이라고 표현했다. 가끔은 서로 모여 상대방 개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고 가끔은 좋은 소재를 공유하는 등 개그콘서트 멤버들은 모두 같은 반 친구라고. “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끼리는 모든 걸 공유할 수 있잖아요. 숙제도, 선생님의 꾸지람도. 개그콘서트 식구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친한 같은 반 친구 같아요.” 윤형빈에게 있어 개그는 ‘즐거운 놀이’고, 개그콘서트는 개그맨들의 즐거운 놀이를 가능하게 하는 ‘놀이터’와도 같은 셈이다. 윤형빈, 네 꿈을 펼쳐라 윤형빈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기자는 수려한 그의 언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상대로 그는 스무 살 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이벤트를 진행해 온 이벤트 MC였다고 했다. 군대 가 있는 동안 제일 그리웠던 것은 마이크라고 말한 윤형빈은 한 때 레크레이션 연합회 회장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런 윤형빈의 꿈은 ‘만능엔터테이너’이다. 실제로 만난 윤형빈은 끼가 넘치는 사나이였다. 그 동안 작곡도 꾸준히 해 왔었고, 앨범도 냈단다. 그리고 곧 윤형빈이 프로듀싱한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의 넘치는 끼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윤형빈은 우리나라의 국민 MC로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씨를 꼽았다. 무대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송해 선생님을 보면 진정한 ‘국민 MC’라는 생각이 든다고. “유재석 선배나 강호동 선배도 정말 대단하죠. 프로그램을 단순히 진행하는 단계에서 그것을 아예 즐기는 단계로 올라서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빛이 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빛나게 하면서 자신도 함께 빛이 나는 존재들이죠. 저도 언젠가는 그 뒤를 이어가고 싶어요.” ricky337@osen.co.kr KBS '개그콘서트' 방송 장면 캡처, 코미디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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