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해 한화 타선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이름값을 완전히 되찾았다. 팀 타율(0.252)은 최하위지만 팀 홈런에서 당당히 전체 1위(47개)에 오르며 팀 득점 부문에서도 전체 1위(211점)에 랭크돼 있다. 김인식 감독도 “팀 타율이랑 방어율은 하위권이지만 그래도 홈런이 있어 버틴다”고 말할 정도다. 올 시즌 한화는 팀 득점의 무려 40.3%를 홈런으로 만들었다.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평균 홈런 득점 비율은 21.1%밖에 되지 않는다. 한화는 사상 최강의 3~6번 라인을 구축했다.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quartet)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중심타선만 강한 것이 아니다. 리그 최고의 톱타자도 있다. ‘검증된 3할 타자’ 이영우가 군제대 2년째를 맞아 전성기 타격감각을 회복했다. 올 시즌 43경기에서 140타수 48안타, 타율 3할4푼3리를 기록 중이다. 8개 구단 톱타자 중 가장 높은 타율이다. 출루율도 4할9리로 톱타자 중에서는 롯데 정수근(0.410) 다음으로 높다. 장타율은 정확히 5할로 톱타자 중 1위고, 2루타도 전체 2위(12개). 다른 타자들이 단타를 치고 2루로 도루할 때 이영우는 장타로 유유히 2루까지 진루한다. 그러나 이영우와 짝을 이룰 마땅한 2번 타자가 없다는 것이 한화의 고민 중 하나다. 김인식 감독은 “우리는 1~2번이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3~6번이 해결하는 팀이다. 1~2번에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번은 이영우가 전성기적 기량을 회복하며 해결했다. 하지만 2번이 문제다. 최고의 1번과 3~6번 사이에서 2번이 움푹 파인 느낌을 정도로 취약하다. 실제로 한화는 2번 타자 자리에 무려 10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며 선발출장할 정도로 제대로 된 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번 타자로 가장 많이 선발출장한 선수는 고동진이다. 18경기에서 2번 타자로 선발출장했으나 성적이 좋지 못하다. 66타수 17안타로 타율이 2할5푼8리밖에 되지 않으며 출루율도 3할1푼에 불과한 형편이다. 시즌 타율(0.218)·출루율(0.269)보다 좋은 성적이지만 팔꿈치 부상 여파로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좀처럼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3푼으로 극도로 깊은 침체에 빠졌다. 결국 지난 16일 문학 SK전을 끝으로 고동진의 이름은 선발라인업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외 추승우(7경기)를 비롯해 윤재국(6경기)·오승택(3경기)·이여상(2경기)·김민재(2경기)·김수연(2경기)·클락(1경기)·이영우(1경기)·연경흠(1경기)이 번갈아가며 2번 타자로 선발출장했다. 이 가운데 이영우·클락은 타순이 정해졌고, 김민재·이여상은 하위타순이 어울린다. 윤재국·김수연·오승택·연경흠은 2군에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LG에서 건너 온 추승우다. 실제로 추승우는 한화에서 2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선수 가운데 딱 1경기에만 출장한 이영우(5타수 2안타)와 클락(3타수 2안타)를 제외하면 성적이 가장 좋았다. 7경기에서 25타수 7안타 2볼넷을 얻어 타율 2할8푼, 출루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발이 빨라 쓰임새가 많다는 것이 추승우의 가장 큰 장점이다. 고동진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된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2번 타자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와 희생번트 1개로 활약했다. 당분간 추승우가 2번으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은 편. 시즌 초반 반짝 활약으로 잊혀지는가 싶었던 추승우는 최근 10경기에서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로 다시 활황세다. 팀내에서도 클락(13개) 다음으로 많은 6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실패는 하나도 없다. 추승우가 움푹 파인 구멍처럼 블랙홀이 되어버린 한화의 2번 타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화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물론 중심타선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팀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고동진-추승우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