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 효과는 나올까. 전투에서 병졸들의 근성이나 사기는 중요하다. 장수는 전술 전략을 수립하고 병졸들에게 동기부여와 사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장수들은 승리를 못하면 책임을 진다. 전투에 나서는 병졸들은 강인한 전투력, 그리고 투지로 상대를 한다. 그래서 투지와 근성이 살아있는 팀은 강하다. 근래들어 KIA와 LG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았다. 팀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십도 보이지 않고 경기장에서 투지나 근성도 실종됐다는 평가들이 들렸다. 선수들끼리 결합력이 느슨해졌고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타난다고 들었다. 자꾸 지다보니 초반 무너지면 지레 포기하고 그대로 끌려가는 경우도 흔했다. 그러나 강팀들을 보면 뭔가 다르다. 팀 밑바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게 된다. 그것이 치열한 경쟁이든, 신뢰이든 선수들은 서로 연결된 끈을 바탕으로 한곳을 향해 뭉치게 된다. 굳이 어떤 팀이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이런 팀의 성적은 자연스럽게 좋을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18일. 광주구장에서는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7위와 8위를 달리는 KIA와 LG전이었다. KIA 좌완투수 박정태가 6회초 LG 톱타자 이대형의 어깨를 맞히면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더욱이 KIA 투수 임준혁이 이대형을 밀치며 양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나와 대치사태가 벌어졌다. 임준혁은 과잉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또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양팀 선수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은 이례적인 일이다. KIA도 최근들어 이같은 상황을 빚은 경우는 없었고 최하위를 달리는 LG 역시 마찬가지이다. 선수들은 경기가 중단된 6분 동안 그라운드에 모두 몰려나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상황이 어떻게 촉발됐든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벤치클리어링은 집단의 단합력의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일면이다. 하위권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는 KIA와 LG는 무엇보다 선수들간의 결집력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해 강한 신뢰감과 결속력은 무한한 힘을 가져다준다. 그런 점에서 양팀에게 벤치클리어링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