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다치지 말라고 기도하고 왔다". SK 김성근 감독이 20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3연전 첫 경기에 앞서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이번 3연전에서 몇 승을 거두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부상 선수 없이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오늘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 선수들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SK는 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고 최근에는 최정이 오른 발목을 접질러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주전 3루를 맡아 오던 최정이 이탈함에 따라 SK는 내야진 구성이 순조롭지 못한 상태. 독주를 하던 성적도 최근 1승 4패로 덩달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SK는 이날 경기를 치른 제주 오라구장과도 좋지 못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3월 8일 제주 오라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정경배와 이호준이 다치며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둘은 각각 지난 5일과 15일이 돼서야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는 선수들이 전력으로 뛰지 않지만 시즌은 다르다. 이번 3연전 때문에 시즌 전체가 잘못될 수도 있다"면서 실제로 정경배를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고 이호준은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마침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운영본부장이 인사차 덕아웃에 들르자 "우리(SK) 선수들 상해보험이라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고 이에 이 본부장은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당초 김 감독은 히어로즈의 홈으로 치러지는 이번 제주 6연전(20일~22일 SK전, 23일~25일 두산전)에 대해 "제주의 야구 열기를 살리자는 취지는 좋다"면서도 "열악한 경기장 시설에 대한 보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왔다.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 역시 이날 경기 전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라 내·외야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다"며 "순간적으로 멈춰설 경우 발목을 접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제주시야구협회 오성환 회장은 "내년에 새로운 잔디를 깔기 위해 15억 정도를 예산으로 책정한 상태"라며 "광주구장과 같은 인조잔디로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