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발목 수술 앞두고 '범위'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8.05.21 07: 48

'선수 생명인가, 눈앞의 영광인가'. 지난 15일 급거 귀국해 오른쪽 발목에 메스를 댈 것으로 알려진 이천수(27, 페예노르트)의 수술이 지연되고 있다. 19일 수술 예정이었던 그는 자신의 대리인을 통해 "수술에 대한 견해 및 범위를 놓고 구단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이 길어지며, 그 골이 생각보다 깊음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지난 1월 AZ 알크마르전에서 오른 발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천수는 한동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겼던 부상이 생각 외로 컸기 때문이다. 이후 긴 재활을 거치며 복귀를 준비했지만, 이천수의 활약은 최종전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 이유는 이천수의 부상이 수술이 아니면 해결되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천수와 구단의 마찰이 시작된다. 현재 이천수는 오른발목 외측 인대 손상으로 뼛조각이 기형적으로 웃자란 상태. 여기에 외측 인대 손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구단 측에서는 뼛조각 때문에 이천수가 통증 및 운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술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19일 이천수를 정밀 검진한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김앤송 유나이티드 정형외과 공동원장)는 "(이)천수의 근본적인 문제는 뼛조각이 아닌 외측인대 손상"이라며 "뼛조각이 자란 이유 자체가 인대 손상으로 발목 부위에 자극을 줬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천수에게 "인대수술까지 받아야 완벽한 치료가 되며, 선수생활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추천했다. 이천수도 인대수술까지 받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술 일정도 구단과의 협의를 위해 늘어지고 있다. 마찰의 핵심은 재활기간이다. 만약 뼛조각만 제거할 경우 이천수는 6주 내로 복귀할 수 있다. 구단이 원하는 대로 7월 중순까지 훈련에 복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대수술까지 고려할 경우 재활기간은 4개월로 불어나고, 구단은 9월말까지 그를 쓸 수 없다. 이천수의 대리인은 "네덜란드 주치의가 뼛조각만 수술한다고 해도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며 "인대수술까지 받는 것으로 구단과 협의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송준섭 박사는 "천수의 발목 통증은 고질적인 것"이라며 "과거에는 테이핑만 가지고 출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서로 말이 다른 상황이기에 이천수는 괴롭다. 물론 로이 마카이에 이어 팀 내 2위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천수가 팀의 결정에 반하는 수술을 할 수는 없다. 허트얀 베어벡 신임 감독의 부임으로 팀 내 입지 강화를 노려야 하는 이천수에게 4개월의 재활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여기에 ‘한 시즌에 20경기 이상 뛸 경우 연봉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구단이 에이전트에 지불한다’는 예상치 못한 조항이 계약서에서 뒤늦게 발견한 것도 이천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천수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선수생명'과 '눈앞의 영광'을 놓고 이천수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stylelomo@osen.co.k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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