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기대주’ 박경수, 드디어 ‘낭중지추’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5.21 08: 21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속 송곳은 밖으로 삐져나온다는 뜻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빛을 본다는 의미이다. LG의 프로 6년차로 ‘만년 기대주’인 박경수(24)가 낭중지추처럼 최근 빛나는 활약으로 팀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박경수는 지난 주말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2게임 연속 홈런포를 날린데 이어 20일 삼성전서도 2안타를 때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덕분에 LG는 올 시즌 2번째로 3연승을 구가하며 탈꼴찌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박경수는 최근 3경기를 포함해 지난 13일 히어로즈전부터 7게임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방망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타율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2할5푼8리로 저조하지만 부쩍 늘어난 파워를 앞세워 홈런은 벌써 5개로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6개)에 한 개차로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박경수로서는 마침내 기대주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요즘이다. 주전 유격수인 성남고 선배 권용관의 부상으로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는 그는 공수에 걸쳐서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박경수는 성남고 시절 최고 유망주로 인정을 받으며 2003년 계약금 4억3000만 원을 받고 1차지명 신인으로 프로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특급 내야수로 성장해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팔꿈치 통증 등 부상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매년 시즌 전이면 올해는 한 몫을 해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을 안겼다. 팀의 너무 큰 기대와 익기도 전에 1군 무대에 서면서 자리를 확실하게 잡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묵묵히 기량향상을 도모한 그는 서서히 숨겨놓았던 재능을 표출하고 있다. 장타력이 부쩍 좋아진 것에 대해서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쌓은 결과”라고 밝히는 등 이제는 타격에 눈을 떠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원래 체구는 작지만 펀치력이 좋았던 그는 더욱 근력을 키우며 약점들을 보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며 성장해주기를 학수고대하던 LG로서는 박경수의 최근 활약에 고무되고 있다. 가뜩이나 유망주들을 키우지 못하는 구단이라는 비난을 받던 구단으로선 팀내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박경수가 꽃을 피울 조짐을 보이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1998년 2차 우선 지명 선수로 역시 기대주였던 외야수 안치용(29)이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던 차에 박경수도 가세하면서 LG도 유망주가 클 수 있는 구단이 돼가고 있다. 결국 유망주는 구단의 성장 시스템이나 코칭스태프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개척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안치용과 박경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고교시절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였어도 프로에서도 더욱 기량향상에 열중해야만 한 단계 도약하며 스타가 될 수 있다. 구단이나 코치들의 도움은 한계가 있다. 선수 본인이 목표 의식을 갖고 열심히 해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LG 유망주들이 ‘온실속의 화초’에서 벗어나 생명력이 질긴 야생화로 거듭나고 있는 시점이다. 정말로 본인이 열심히 했는데도 자리가 없거나 기용이 되지 않는 다면 당당하게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배짱이 있는 유망주도 없었던 것이 과거의 LG였다. 이제는 ‘순둥이’에서 거친 ‘야생마’로 탈바꿈해야할 LG 기대주들이다. 그래야 팀도 침체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 전망이다. 프로 6년차로 이제는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어야 하는 박경수가 많은 LG 유망주들의 표상이 되기를 LG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학수고대하고 있다. 성숙해지고 있는 박경수가 '반짝 활약‘이 아닌 ’꾸준한 활약‘으로 또 다른 유망주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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