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병두, 내년엔 김광현 넘어설 것"
OSEN 기자
발행 2008.05.21 08: 55

"내년이면 김광현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또 한 명의 한국 간판 좌완 투수의 탄생인가. SK 김성근(66) 감독이 '좌완 파이어볼러' 전병두(24)를 두고 내린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김 감독은 20일 제주 오라구장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전병두에 대해 "상당히 좋아졌다"고 운을 뗀 뒤 "지금 하는대로라면 내년이면 분명 김광현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의 조련에 만족스런 평가를 내렸다. 평소 선수 앞에서 칭찬을 아끼는 김 감독의 스타일로 볼 때 이번 평가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시즌 후반부터 새로운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김광현까지 거론했다는 점에서 전병두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다승(6승), 평균자책점(2.05), 탈삼진(55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렸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2시 제주고에서 약 1시간에 걸쳐 전병두의 연습 투구를 지켜봤다. 이 자리에서 전병두는 약 150개 정도의 공을 던지며 새롭게 습득한 투구폼과 구질을 동시에 시험했다. 전병두가 새롭게 바뀐 것은 크게 두 가지. 하체를 이용하는 밸런스가 좋아져 볼에 힘을 완벽하게 실을 수 있게 됐다. 종전 투구폼이 상체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폴로 스루로 넘어가는 동작에서 허리의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있게 됐다. 또 백스윙이 종전보다 길어졌고 릴리스를 끝까지 가져가게 됐다. 딱딱 끊어져 보이던 릴리스 동작이 앞으로 뻗어나옴에 따라 볼 끝의 움직임도 덩달아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병두의 공을 직접 받은 불펜포수 최지혁은 "처음 KIA에서 왔을 때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직구는 볼끝이 살아 있어 구속도 조금 더 나온 것처럼 위력적이었고 제구력도 안정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KIA와의 2 대 3 트레이드를 통해 전병두를 영입한 후 9일만인 지난 15일 전병두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7일(잠실 LG전)과 13일(문학 두산전)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알게 된 전병두의 기술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전병두가 새로운 구질이나 투구폼을 상당히 빨리 습득하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은 뒤 "팔이 쳐져 나올 때는 투구 스윙 각도와 상대 타자들의 스윙 궤적이 맞아 떨어지며 안타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꽂기 시작하면서 타자로서는 점을 공략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두는 연습 투구 후 "잘되고 있는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팔의 각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감독님의 지시대로 아주 기초적인 투구부터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거둔 11회까지 가는 연장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보다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야구를 책임질 수 있는 150km대를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탄생에 더욱 고무됐을지 모를 일이다. 두산과 KIA에서 펴보지 못한 미완의 대기는 오는 25일 1군 엔트리 재등록 시기가 오면 그 가능성을 새롭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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