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진수(37)가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조연 단역이 아니고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국내 최초 로토스코핑 기법의 애니그래픽스 무비로 탄생한 '그녀는 예뻤다'에서다. 1990년대 후반 개그맨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는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나이 어린 시청자들에게 '김진수' 이름 석 자가 생소해질 무렵, 그는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지난 2006년 5월 KBS 2TV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이숙진 김태희 극본, 김평중 연출)에 합류해 정극 연기에 도전했던 것. 여기서 그는 강력반 형사 구준익 역을 맡아 진지한 자세로 열연을 펼쳤다. 이후 익숙한 예능이나 코미디 프로그램 보다는 꾸준히 연기 무대를 찾아다녔던 김진수가 드디어 영화배우로 데뷔한다. 비록 실사영화는 아니지만 성인들을 위해 한층 진화된 실사애니메이션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그녀는 예뻤다'는 김진수 김수로 강성진의 세 남자배우와 박예진의 실제 연기를 애니로 화몀에 담았다. 현실 순정 환상이란 사랑의 3가지 방식을 세 남자를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다. 김진수는 연기파 배우 김수로 강성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화의 한 축이다. 30일 안에 최고로 조건 좋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를 세운 일권(김수로 분)은 사랑의 희열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현실주의자. 과거의 사랑에 얽매여 또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하는 태영(강성진 분)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를 외치는 로매티스트. 어릴 적 당황스러웠던 첫 경험을 사랑의 환상으로 품고 사는 성훈(김진수 분)은 첫 연애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낭만주의자를 대표한다. 톱 개그맨에서 영화배우로 변신의 길을 가고 있는 김진수에게 동료 개그맨들은 물론이고 영화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