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욕이라도…’, 존재감 아쉬운 무관심 드라마들
OSEN 기자
발행 2008.05.21 09: 38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게 무플”이라는 말이 있다. 연예인들이 자주 쓰는 말로 어떻게든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의 발현이다. 아예 비호감을 무기로 무관심을 파고 들어가는 개그맨이 등장할 정도다. 이 현상은 드라마계에도 존재한다. 차라리 욕을 먹는 게 낫지 존재감 없이 조용히 사라지는 건 견딜 수 없는 일이다. SBS TV 월화드라마 ‘사랑해’와 KBS 2TV 수목드라마 ‘아빠 셋 엄마 하나’가 ‘무관심 드라마’의 위기에 처해 있다. ‘사랑해’는 20일 방송 분이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5.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안재욱과 서지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사전제작 드라마로 선보이는 점, 또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 등이 화제가 됐지만 그 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KBS 2TV ‘아빠 셋 엄마 하나’도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다. 재주 많은 유진이 여자 주인공을 맡았고 재희 조현재 신성록 등 미끈한 남자 배우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 15일 방송 분이 7.6%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극 초반 한 때 13.3%까지 올라 갔지만 기세를 잃고 말았다. 이 두 드라마는 불운의 궤적까지 비슷하다. ‘사랑해’도 9.1%까지 올라가던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갈수록 기운이 빠지는 형국이다. 상대하기 벅찬 강적을 만났다는 점도 닮았다. ‘사랑해’는 MBC TV ‘이산’의 벽에 가로막혔고 ‘아빠 셋 엄마 하나’는 SBS TV ‘온에어’에 눌렸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내부 악재를 만난 것도 똑같이 불운했다. ‘사랑해’는 첫 방송에서 우주인 이소연과 맞닥뜨리는 바람에 30분이 넘게 지연돼 시작하는 낭패를 당했고 ‘아빠 셋 엄마 하나’는 조현재의 ‘병풍’을 만났다. 조현재는 드라마 시작 즈음 신병 훈련소에 비밀리에 입소했다가 3일만에 퇴소해 많은 의혹을 남겼다. 둘 다 드라마 흥행에는 결정적인 악재였다. 두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들은 전개되는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어 하는 점도 닮았다. 안재욱과 서지혜가 꾸려가는 신혼일기에 흠뻑 젖어 있는 이들이 많고 유진을 둘러싼 세 남자의 유쾌한 소동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결국 그 놈의 ‘무관심’이 문제인 드라마들이다. 그래서 이 두 드라마는 차라리 “욕이라도 해 달라”는 심정이다. 그렇게라도 관심을 끌고 나면 작품은 자신이 있으니까. 그래야 존재감이라도 챙겨갈 테니까.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