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 칼럼]이유없이, 시도 때도 없이 쑤시고 지끈거리는 두통은 말 그대로 ‘골치 아픈’ 존재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이나 이상질환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두통을 만성두통이라 한다. 만성두통 환자는 갑자기 터질 듯 아픈 머리 때문에 업무나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MRI, CT 등 각종 정밀검사 소견상에도 이상이 없어 마땅한 치료방법을 찾기 힘들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는 그때뿐, 쉬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으며 신경써야 할 일이 생기면 더욱 심해지곤 한다. 이뿐만 아니라 만성두통 환자는 만성피로를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잘 안 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신경이 예민해지는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불면증,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를 동반하여 간혹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얼굴이 검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처럼 원인 모를 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에 크게 방해를 받는 환자들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체 인구의 1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환자 중에는 통증에 민감한 여성이 많으나 심한 스트레스, 잦은 술자리로 위장 및 간 기능이 약해진 직장인,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해 근골격계 이상이 생긴 사무직 종사자,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소아나 학생 등에서도 호발하고 있다. 각종 정밀검사에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두통의 원인을 한방에서는 어혈, 즉 머릿속의 탁한 피나 노폐물이 뇌 혈액순환의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스트레스나 위장장애, 간기능 및 심장기능 이상, 교통사고 후유증, 일자목 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잘 순환되던 체내의 체액을 응어리지거나 뭉치게 만들고 이것이 경락이나 혈행을 막아 두통을 유발하는 것이다. 뇌 혈액순환 장애를 오래 방치할 경우 스트레스, 위장장애 등 두통의 원인요소를 더욱 심하게 만들어 다시 두통이 잦아지고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심한 경우 뇌졸중, 중풍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도 높이므로 반드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만성두통은 먼저 머릿속에 응어리진 어혈을 풀어 통증을 감소시키고 이후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바로잡아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는 체내의 열과 탁해진 혈액을 풀어주는 강활, 황금 등의 약제를 이용한 ‘뇌청혈 해독탕’이 효과적이다. 머릿속의 찌꺼기와 탁한 피를 녹여 체내로 배출해주며 임상적으로도 1~3개월 이내에 80% 이상의 통증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혈 치료로 통증이 감소되었다면 어혈의 원인이었던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스트레스, 위장장애 등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아야만 두통의 재발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글 :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ose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