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SK가 다시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SK는 21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0-3으로 뒤진 6회에만 대거 6득점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 7-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날 5시간 13분에 걸친 올 시즌 최장 연장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던 SK는 이틀 연속 뒤집기 승부를 연출하며 올 시즌 가장 먼저 시즌 30승(13패) 고지를 밟은 구단이 됐다. 43경기만의 30승. 1998년 현대(43경기), 2005년 삼성(43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한 기록이다. 최소경기 30승 기록은 1992년 빙그레(38경기)가 보유하고 있으며 1982년 OB(39경기), 2000년 현대(40경기), 1985년 삼성(42경기), 1993년 해태(42경기)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히어로즈는 20승을 앞두고 연패, 19승 26패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목동 두산전 이후 홈 8연패.
SK 선발 채병룡은 이날 5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2삼진으로 3실점(2자책),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1패)으로 다승 부문 공동 2위.
SK는 한 번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4회까지 히어로즈 좌완 선발 장원삼의 투구에 1안타 1볼넷 2삼진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 그러나 SK 타자들은 0-3으로 뒤진 5회에만 2루타 4개 포함 6안타를 집중시켜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었다.
1사 후 선두타자 박경완이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자 김강민의 2루타로 1점을 따라 붙었다. 이어 나주환의 중전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SK는 대타 이재원이 볼넷으로 걸어나가 1, 2루를 만든 뒤 모창민의 2루타에 이은 히어로즈 좌익수 전준호의 실책으로 단숨에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정근우의 우측 2루타로 다시 1점을 보탠 SK는 박재상의 좌중간 적시타까지 터지며 6-3으로 승기를 잡았다. 또 7회 2사 1, 3루에서는 박재홍의 중전적시타로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히어로즈는 1회와 2회 각각 2점과 1점을 뽑아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브룸바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히어로즈는 정성훈의 중전적시타로 2-0으로 앞섰다. 2회에는 황재균의 중전적시타까지 터져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4회 1사 후 강정호의 볼넷, 최현종의 투수와 1루 사이로 댄 기습번트 안타, 전준호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기회에서 황재균과 이숭용이 범타로 물러나며 경기의 흐름을 SK에 내주고 말았다.
또 3-7로 뒤진 8회 맞은 1사 만루에서도 정우람, 정대현이 버틴 SK 불펜진에 후속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다. 8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정대현은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2세이브째를 거뒀다. 삼성 오승환(13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
4회까지 완벽하게 SK 타선을 요리하던 히어로즈 선발 장원삼은 5회 갑자기 무너지고 말았다. 5이닝 동안 7피안타 4삼진 2볼넷으로 6실점, 시즌 4패(2승)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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