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36)가 프리랜서 선언 약 1년 3개월 만에 그동안 말 못했던 속사정과 마음고생 등을 허심탄회하게 모두 털어놓았다. 김성주는 21일 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독일월드컵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황금어장’에 투입돼 첫회부터 이소룡 분장에 마빡이 분장 등을 소화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났고 이와 함께 내가 점점 뉴스에서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며 “‘황금어장’은 내가 MBC를 그만두고 사표를 내는데 정말 지대한 역할을 한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나한테 잘하셔야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0년 1월 1일 MBC에 입사한 김성주는 7년간 각종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하다 2007년 3월 2일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김성주는 프리랜서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내가 예능 MC가 된다면 ‘황금어장’이나 ‘무한도전’같은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MBC 직원으로서는 한계가 많았다. 연예인들은 매니저들이 방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아나운서는 우리가 다 해야했다”며 “당시 낮 3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퇴근을 하고 라디오 진행을 위해 새벽 6시면 또 나와야했다. 그 외에 조직원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도 많았고 숙직도 해야했다”고 당시 빠듯한 일정으로 고생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어느 순간 내 샘이 다 말라버리겠다, 곧 몇 년 안에 매력 없는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만 아니면 강호동, 김용만씨를 금방 따라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출발점이 다르다고 싶었고 동등하게 경쟁하고 싶었다"며 "내가 안정적으로 방송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큰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배경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가는 것을 예능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김성주 본인만 가장 큰 질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MBC를)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실수를 많이 했다. 국장님을 찾아 뵙고 사표를 전해드려야 하는데 용기가 안 나더라. 그래서 용기를 내 겨우 꺼낸 말이 ‘회사를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100%는 아니고 6:4정도다’라는 말이었다”며 “하지만 그때 나는 이미 사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것을 전해드리면서 말씀을 드렸어야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그리고 난 후 사표를 냈더니 어르신들이 서운하셨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날 김성주는 한창 활동했던 시절보다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성주는 “1년동안 쉬면서 가장 훌륭한 다이어트는 마음고생이라는 것을 알았다(웃음). 당시에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휴식을 원했지만 그 휴식이 석 달을 넘기고 여섯 달을 넘기면서부터는 아침에 눈 뜨기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신문 2개를 정독하고 조조영화를 보거나 드라이브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김성주는 프리랜서를 꿈꾸는 후배 아나운서들을 향해 “(연예인들보다 아나운서가) 출연료가 싸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나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비싼 대가를 주더라도 쓸만한 능력이 있어서 쓰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길 바란다. 난 그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나오면 1,2년이 아니라 계속 쉬거나 다른 일을 찾아봐야할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