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발이 아닌 머리였다. 잉글랜드를 평정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3, 포르투갈)의 활약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여전했다. 호나우두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 26분 웨스 브라운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 선제골로 연결, 대회 8호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라 우승과 함께 기쁨을 더했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던 호나우두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을 터트리며 최고 중의 최고로 떠올랐다. 매 경기 골을 터트리는 그의 활약 속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2관왕에 성공했다. 평소 호나우두의 특기는 빠른 스피드와 특유의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날리는 강력한 중거리슈팅. 그러나 이날 호나우두는 팀 동료들과 함께 공간을 창출하는 데 매진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뒷공간을 노리는 호나우두의 활약에 첼시는 전반 내내 고전했다. 호나우두의 활약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후반 들어서는 조 콜에 막히며 자신의 활약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도 자신감이 없는 모습으로 실축하는 등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는 것만으로 호나우두의 우승 공로는 대단했다. 이제 호나우두는 클럽 수준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달성했다. 개인적으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달성했고,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연패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호나우두에게 남은 것은 오는 12월 FI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물론 그 전에 호나우두에게 남겨진 과제가 있다. 바로 유로 2008에서 조국 포르투갈을 이끌고 다시 한 번 유럽 정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드러난 정신력을 얼마나 갈고 닦을 수 있을 지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