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했던 퍼거슨, 모스크바서 '혼쭐'
OSEN 기자
발행 2008.05.22 07: 14

[OSEN=런던, 이건 특파원] "지난 10일간 많은 준비를 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22일(한국시간) 새벽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선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많은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우선 가장 큰 준비는 팀에 변화를 준 것이었다. 바로 좋은 모습과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던 박지성을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빼고 오웬 하그리브스를 그 자리에 집어넣었다. 이를 통해 맨유는 전반을 4-4-2로 나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그리브스는 오른쪽 측면에서 넓은 활동량과 수비력을 선보였다. 호나우두와 루니, 테베스 등도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 덕분에 맨유는 전반 26분 호나우두의 선제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종료 직전 불운으로 인해 프랑크 람파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때까지 경기는 맨유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 후반 들어 퍼거슨 감독은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오른쪽에서 뛰던 하그리브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며 4-3-3으로 바꾼 것. 하지만 이것이 퍼거슨 감독의 실책이었다. 맨유의 스리톱은 전혀 상대에게 위협을 주지 못했고 허리에서도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었다. 이 결과 후반전은 첼시에게 완전히 밀리고 말았다. 연장까지 첼시에 두 차례나 골대에 맞는 슈팅을 허용하는 등 주도권을 내주었다. 자기 자신의 계획에 발목이 잡혀 혼쭐이 난 퍼거슨 감독은 41분 스콜스를 빼고 라이언 긱스를 투입했다. 긱스의 경험에 기대한 것. 그러나 연장 9분 긱스의 슈팅이 존 테리의 신들린 듯한 수비에 막히면서 퍼거슨 감독의 기대는 산산조각나 버렸다. 결과적으로는 승부차기 끝에 신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분명히 경기 내용상으로는 맨유의 완패였다. 상대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퍼거슨 감독의 실책이 어려운 경기를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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