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122승을 거둔 우완 김상진(38. 현 SK 투수코치)과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의 유격수 손시헌(28. 현 상무)에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좌타자 김현수(20. 두산 베어스). 이들은 두산 베어스 신고선수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여있다. 주전급으로 성장한 신고선수들의 성공에 흡족해하던 두산이 최근 한 신고선수를 불러들여 1군 선수단에 합류시켰다. 주인공은 바로 덕수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포수 최재훈(19)이다. 신고선수는 당해년도 6월 1일부터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아닌 경험을 쌓아주는 측면서 1군으로 호출한 것이다. 최재훈은 지난해 덕수고의 봉황대기 야구대회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당시 덕수고는 2학년 에이스 성영훈을 비롯해 주전 4명이 청소년 대표팀 차출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 전력 누수가 심한 상황이었으나 주전 포수 최재훈의 활약과 근성을 바탕으로 결승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통했다. 특히 최재훈은 충암고전 11회 말서 고교 선수답지 않은 탁월한 2루 송구를 선보이며 발빠른 1루 주자 이학주(시카고 컵스 입단예정)를 잡아내는 등 공,수 양면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비록 1-2로 패하며 우승을 거머쥐는 데는 실패했지만 고교 야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그러나 최재훈은 다소 왜소한 체구로 인해 2차지명서 외면당한 뒤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를 뒤로 하고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최재훈은 올시즌 2군서 3할8리 8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 주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 김광수 수석코치는 최재훈의 합류에 대해 묻자 "그냥 훈련 도와주러 온 것이다. 너무 큰 의미는 두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최재훈은 등번호 88번을 달고 1군 타자들과 똑같이 배팅 연습을 하고 있었다. 최재훈의 배팅을 지켜보던 김광림 타격코치는 "아니지, 좋아, 그렇게"라며 추임새를 넣는 등 신인 선수를 북돋워 주었다. 최재훈은 21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아직 부족하다. 많이 보고 열심히 배워야 한다"라며 밝게 웃었다. 장난끼 많은 소년의 이미지였지만 그의 말에는 확실한 야구관이 숨겨져 있어 앞으로의 성장세를 기대하게 했다. 다음은 최재훈과 일문일답이다. -언제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있었나. 조금 시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주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움직였다. -지난해 봉황대기서 보여준 활약이 눈부셨다. 그 당시에는 대학 진학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래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는데 프로 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고심 끝에 두산의 신고선수 입단 제안을 받아 들였다. -2군서 주전 포수로 활약하다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알 수 있었는가. 선배들과 같이 뛰니 긴장도 되고 상대 타자와 수싸움 수준이 달랐다. -구체적으로 2군서는 어떤 투수리드를 펼쳤는지. 함께 호흡을 맞춘 투수들이 거의 다 선배들이었다. 선배들이 자신 있는 공으로 주문하는 편이었다. -덕수고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1년 후배 성영훈(두산 1차지명 신인)이 내년에 입단한다. 감회가 어떤가. 일단 같은 팀에서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다. 한 번 더 영훈이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 -지난해 수비만이 아니라 정확한 타격에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기억한다. 글쎄요. 아직 부족한 것 같은데. -아쉽게도 지난해 2차 지명서는 외면당했다. 운이 없었던 것 같다. 더욱 열심히 해서 잘했어야 했다. 신고 선수로 들어왔으니 더욱 열심히 해서 1군 엔트리에 정식으로 올라오면 되는 것 아닌가. -배팅 케이지서 김광림 타격코치가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었는지. 막판에 좋은 타구가 몇 개 나왔다. 막판에는 큰 타구를 노렸다. 김광림 코치께서는 '키가 작은 편이니(178cm) 당겨치기 보다는 밀어치는 데 주력하라'고 이야기하셨다. -비슷한 시기 두산에 함께 입단한 포수들이 김재환, 윤도경 등 지난해 유망주로 각광받은 선수들이다. 둘 다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어렵다. 특히 (김)재환이 형(고교 시절 1년 유급으로 최재훈보다 한 살이 더 많다)이 잘해서 너무 어렵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쑥쓰러운 듯 웃으며)일단 파이팅이 좋은 것과 맞추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게 장점이 아닐런지. 블로킹 능력이나 미트질, 투수 리드 등이 아직 부족하고 경기에 나서면 많이 긴장하는 편이기도 하다. -두산에는 손시헌(현 상무), 김현수 등 신고선수가 주전 선수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채)상병이 형이 있기 때문에 내가 당장 1군 포수진에 합류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2군서 더욱 열심히 하며 기량을 쌓은 뒤 백업 포수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