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은 언제 올라오나요", "이인구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롯데 자이언츠 구단 홈페이지(www.giantsclub.com)내 자유 게시판 격인 갈매기 마당에 2군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기회를 줘야 한다는 희망보다 유망주의 성장을 말살시키는 원성에 가깝다. 롯데는 올 시즌 15차례 엔트리 변경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었다. 마산 용마고 출신 우완 조정훈(23)은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손톱 부상을 입은 5선발 이용훈(31)의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7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네 차례 삼자 범퇴를 비롯해 실점 위기에서도 범타로 고비를 넘기는 모습은 베테랑 투수 못지 않았다. 롯데의 7회말 공격 때 무사 만루서 마해영의 밀어내기 볼넷과 정수근의 2타점 적시타로 3-0으로 앞선 8회 이영우의 좌익수 쪽 2루타와 고동진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서 마운드에서 내려간 조정훈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러나 구원 투수의 난조로 3-5로 패하며 꿈에도 그리던 승리가 무산되고 말았다. 조정훈은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용훈의 선발 공백을 잘 메웠으나 1군에서 그가 뛸 수 없는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강등된 것. 2승 2패(방어율 5.30)에 그친 외국인 투수 마티 매클레리(34)와 중간 계투진의 난조 속에서도 한 번쯤 그의 기용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그는 여전히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2군 남부리그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이인구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았다. 21일까지 22경기에 출장, 타율 3할5푼7리(70타수 25안타) 2홈런 14타점 17득점 1도루로 홈런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포함돼 있으나 1군 합류는 그저 꿈일 뿐. 익명을 요구한 구단 관계자는 "2군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 중에서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기회 조차 주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 무대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던 선수들이 유난히 많지만 이렇다할 효과는 없다. 유망주의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2군 선수들의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상동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은 오로지 '1군 진입'이라는 하나의 목표와 희망으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what@osen.co.kr 조정훈-이인구.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