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6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내에 있는 한 횟집. KBS 2TV ‘못말리는 결혼’ 종방연이 시작됐지만 김수미를 제외한 주요 배우들은 보이지 않았다. 7시 반쯤 두 세 명의 배우가 뒤늦게 참석했지만 주요 배역을 맡은 젊은 연기자 대부분은 1차 모임이 끝날 때까지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드라마 종방연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제작진과 스태프, 연기자 등 모든 관계자들이 그 동안의 노고를 서로 치하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기원하는 자리다.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인기 드라마의 종방연은 시끌벅적 요란하다. 제작진뿐만 아니라 언론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해 종영 소감을 들으며 유종의 미를 장식한다. 시청률이 낮았던 작품의 종방연 역시 기분 좋다. 몇 개월간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얘기꽃에 회포를 푼다. 30일을 끝으로 9개월의 대장정을 막 내리는 ‘못말리는 결혼’의 종방연은 씁쓸했다. 대선배인 김수미는 6시가 되기 전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배우들이 끝내 참석하지 않아 보는 기자들이 민망할 정도였다. 물론 참석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의미 있게 그 순간을 즐겼다. 5%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과 마지막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여기저기 사진 찍는 무리가 늘었다. 그러나 배우가 없는 반쪽짜리 종방연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제작발표회 때 참석해 열의를 보이던 그 많던 출연진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멀어졌지만 마지막 자리는 함께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