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부터 잡고 산뜻하게 출발하겠다". 지난 22일 오후. 전날 비가 온 뒤 습도가 높아진 날씨에 태릉선수촌 배구장 열기는 뜨거웠다. 선수들의 이마에는 연신 땀이 몽글몽글 맺혔다. 비록 삼성화재와 연습경기였지만 누구하나 집중력을 흐트리는 선수도 없었다. 삼성화재 선수들 중 상당수가 대표팀에 뽑힌 관계로 제대로 된 연습게임이 이뤄지기 위해 신선호 석진욱은 소속 팀 편이 돼 대표팀을 상대했다. 대표팀 주전 세터 최태웅만 대표팀에서 연습경기를 시작했다. 오는 31일부터 도쿄의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서 벌어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세계 최종예선에 나설 대표팀은 29일 출국하기 전 다음주 출국전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가진 후 일본으로 떠난다. 강팀들이 즐비한 이번 남자 최종예선은 4장의 티켓을 걸고 현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자부와 달리 단 2장의 티켓이 있을 뿐이다. 그만큼 험난한 여정이다. 더욱이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 강호들과 1,2차전을 치르게 돼 대표선수들은 벌써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표팀 류중탁 감독은 "초반 4경기만 치르면 본선 진출팀 윤곽이 가려질 것이다. 아르헨티나나 이탈리아 중 한 팀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아르헨티나에 좀 더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31일 아르헨티나, 6월 1일 이탈리아 경기가 잡혀 있다. 하루 휴식 후 3일 일본, 4일 호주 경기가 있지만 초반 두 팀과의 경기서 모두 져버리면 베이징행은 멀어지기 때문이다. 류중탁 감독은 특히 아르헨티나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빠르기는 하지만 범실이 많다. 조직력이 좋은 팀은 아닌 것 같다"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막내 겸 주전 라이트 문성민도 "비디오 분석을 해 본 결과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아르헨티나전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서 비록 세트스코어 0-3(24-26 22-25 20-25)으로 패했지만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류 감독은 "아르헨티나에 지난해 졌지만 당시 우리 멤버 중 절반이 바뀌었다. 올해 멤버가 훨씬 좋다. 노련미가 좋아져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9패로 앞선다. 한국, 호주, 일본, 이란, 알제리,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태국 등 총 8개 국이 참가해 풀리그를 거치는 이번 최종예선서는 전체 1위와 아시아 1위가 베이징행을 확정짓는다. 류 감독은 "5승 2패는 불안하다. 세트득실을 따져야 할 상황까지 갈 수 있다. 6승을 해야 안전하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남자배구 대표팀이 일본에서 승리의 승전보를 연신 보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7rhdwn@osen.co.kr 류중탁 감독이 22일 서울 노원구 태릉 선수촌에서 삼성화재와 연습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태릉=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