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3승째 이상목 "체력적으로 문제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05.23 22: 06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더 이상 보험용 투수는 없다. 이제는 당당히 붙박이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19년차 ‘최고참 투수’ 이상목(37)이 큰 일을 냈다. 이상목은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⅓이닝 8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막고 팀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한화가 자랑하는 삼성 킬러 ‘괴물 에이스’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시즌 3승(3패)째를 거둔 이상목은 방어율은 5.01로 다소 높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25로 안정적이다. 9이닝당 볼넷도 1.79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짜다. 경기 전 삼성 선동렬 감독은 선발진이 잘 버티고 있는 것에 대해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양준혁-심정수-제이콥 크루즈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 트리오를 앞세워 화끈한 공격야구를 기대했던 선 감독은 반대로 선발진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에이스 배영수는 부상에서 돌아온 첫 해였고 나머지 선수들도 전적으로 믿을 수 없었다. 그 때 나타난 구세주가 바로 이상목이었고, 선 감독은 그의 활약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날 ‘친정팀’ 한화를 맞아 선발등판한 이상목은 선 감독을 다시 한 번 더 기쁘게 만들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말 1사 후 추승우에게 안타를 맞고, 덕 클락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태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범호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태완은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후부터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3~4회를 연속으로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5~6회에도 이영우와 김태균을 나란히 병살타로 잡으며 이닝을 마감했다. 7회 송광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8회 연속 3안타를 맞은 뒤 강판돼 실점이 5점으로 불어난 것이 작은 아쉬움이었다. 이날 이상목이 소화한 7⅓이닝은 올 시즌 삼성 선발투수 최다 투구이닝이다. 종전 올 시즌 삼성의 선발 최다이닝은 4월18일 대구 LG전 웨스 오버뮬러, 5월8일 광주 KIA전 이상목의 7이닝이었다. 이상목은 올 시즌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이 5.81이닝으로 오버뮬러(5.41이닝)보다도 더 많다. 이상목이 삼성에서 가장 확실한 이닝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상목의 투구수는 단 96개밖에 되지 않았다. 경제적인 피칭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저 109km 커브를 비롯해 포크볼과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졌다. 경기 후 이상목은 “포수 진갑용의 투수리드가 워낙 좋았고, 타선이 폭발했던 것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1회부터 5회까지는 포크볼과 타자의 몸쪽을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큰 부담은 없다. 8회에 조금 맞아서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체력적으로는 문제없다. 앞으로도 체력과 페이스를 잘 조절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이닝이터 이상목의 부활로 삼성이 한층 더 탄력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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