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터의 사나이', 보스턴 행운의 팬 화제
OSEN 기자
발행 2008.05.24 06: 00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평생 한 번 보기 어렵다는 노히트노런을 2차례나 목격한 팬이 있다. 그것도 야구장 방문 2차례에서 이룬 '성과'다. 유타주 산타킨에 사는 브라이언 로우리가 화제의 팬. 로우리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가족과 함께 펜웨이파크를 찾았다. 태어나서 2번째로 방문하는 길이었다. 그날 선발투수는 좌완 존 레스터. 그런데 '암을 이긴 사나이' 레스터가 탈삼진 9개를 잡으며 완투하는 동안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은게 아닌가.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순간 로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또 다시 노히트노런을 목격한 것이다. 로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보스턴의 유서깊은 야구장을 찾은 때는 지난해 9월2일. 볼티모어와 보스턴의 경기를 지켜보던 그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우완 클레이 벅홀츠가 말로만 듣던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우연으로 치부했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2번째로 찾은 펜웨이파크에서 그 어렵다는 대기록이 다시 나온 게 아닌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그는 경기가 9회를 향해 치닫을 무렵 주위를 향해 소리쳤다. "노히트노런이 또 나온다!". 하지만 산통이 깨질 것을 우려한 보스턴 팬들은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닥쳐. 말하지 마!". 얘기만 듣고 보면 대단한 야구팬의 스토리일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로우리는 고교 재학시절인 1990년 친구들과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경기장을 찾으며 메이저리그를 처음 경험했을 뿐이다. 한동안 야구를 잊고 살던 그는 지난해 9월 가족과 함께 동부 여행 도중 다시 한 번 야구장을 찾았다. 먼저 보스턴에 들러 벅홀츠의 대기록 달성 순간을 지켜본 그는 곧바로 뉴욕으로 이동, 양키스타디움을 방문했다. 하지만 홈팀 양키스는 패했다. 당시 경험을 잊지 못한 그는 17일 양키스타디움을 다시 찾았지만 이번에도 양키스는 졌다. 뉴욕 관광을 마친 그의 가족은 앰트랙을 타고 보스턴으로 이동해 20일 펜웨이파크에 입장했다. 그리고 레스터의 역사적인 노히트노런을 목격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위의 보스턴 팬들은 난리가 났다. "언제 다시 펜웨이파크에 오느냐"며 이들 가족을 '압박'했다. 펜웨이파크 2번 방문에 노히트노런 2번. 확률적으로 얼마나 희박한 지는 찰스 스코긴스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보스턴 공식 기록원인 스코긴스는 1978년부터 31년째 펜웨이파크 홈경기 기록을 맡고 있다. 무려 1465경기를 지켜봤지만 노히트노런은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 지난해 벅홀츠의 대기록 달성 경기는 다른 기록원이 맡았다. '노히트노런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 로우리는 자연스럽게 보스턴 팬이 되기로 했다. 그는 와의 인터뷰에서 "팬들의 성원, 야구장 모두가 뉴욕보다 대단하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언제 다시 펜웨이파크에 오느냐"는 질문에는 "8살된 아들이 있는데, 2년 뒤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다. 펜웨이파크에서의 노히트노런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workhors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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