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타, “여행은 인생이며 인생은 여행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05.24 08: 27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나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다. 당시 나는 ‘직업 축구선수’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은퇴를 선택했고 여전히 나를 찾는 여행은 이어지고 있다”. 2006년 6월 22일 독일 월드컵 브라질전을 끝으로 홀연히 그라운드를 떠났던 나카타 히데토시(31)의 말이다. 자신이 8살 때부터 시작한 축구를 그라운드가 아닌 길거리에서 즐기며 여행을 시작한 나카타는 잠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다. 나카타는 90년대부터 아시아 축구의 상징으로 활약한 선수.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를 거쳐 AS 로마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에서 뛰다 29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지난 22일 나카타는 서울환경영화제(22일-28일, 환경재단 주최)에 초청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나카타는 유독 자신이 ‘여행 중’임을 강조했다. 지난 2년 간 나카타는 60개국 160여 개의 도시를 돌며 더 많은 세상을 눈과 마음에 담아왔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얻은 친구들의 현실에 번민을 거듭했다고 고백했다. 빈곤이나 전화, 환경 등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여러 문제들이 자신의 문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카타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라고 힘이 되어주기 위해 최근 ‘TAKE ACTION 2008’이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칠월 칠석 날 종이에 하나의 소원을 적는 일본의 전통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무엇을 해주고 싶은데 뭘 하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뜻이었다. 나카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축구를 떠올린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축구라고 여겼고, 세계 모든 사람들과 축구를 즐기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아니 그의 표현대로라면 “친구들을 격려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나카타는 ‘+1 FOOTBALL MATCH’라는 이름으로 오는 6월 7일 일본의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카카, 파벨 네드베드 등 세계 올스타와 자신을 중심으로 구성된 일본 올스타팀의 경기를 개최한다. 이 경기에 J리그 시절 나카타와 같이 뛰었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코치도 참가할 예정이다. 나카타는 이 경기를 기회로 사람들이 누구나 세계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즐겁게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곧 나카타는 다시 여행을 떠난다. 그는 과거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축구선수로서 시절도 여행이었고, 은퇴하고 자신을 찾아 떠나는 지금도 여행이라고 했다. 그에게 ‘여행은 인생이며, 인생은 여행이다’. 오늘도 나카타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한 손에 축구화를 들고 떠나는 그의 얼굴엔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는 미소로 가득했다. stylelom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