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투수진 개편, 박찬호에 미칠 영향은?
OSEN 기자
발행 2008.05.25 05: 01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LA 다저스가 투수진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연봉 700만 달러의 에스테반 로아이사를 내보내기로 하고, 대신 최고 유망주 클레이튼 커쇼를 마침내 호출했다. 다저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로아이사를 부상자명단(DL)에서 해제한 뒤 곧바로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했다. 그리고 더블A 잭슨빌에 머물고 있던 커쇼를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켰으며, 중간계투 옌시 브라조반을 트리플A 라스 베이거스로 강등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를 앞둔 선수단 정비 차원이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 선발로 커쇼를 예고했는데, 40인 로스터에 커쇼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로아이사를 포기한 것이다. 향후 10일의 웨이버 공시 기간 중 타 구단 이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로아이사의 연봉 700만 달러를 다저스는 고스란히 지불해야 한다. 다저스 입장에선 고육지책이지만 결과적으로 구단은 박찬호(35)의 손을 들어줬다. 연봉 50만 달러의 초청선수로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시범경기부터 기막힌 투구로 구단 관계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지만 4월초 곧바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중간계투와 임시선발로 승승장구했다. 로아이사 역시 만만치 않은 피칭을 선보였지만 투수진에 자리가 없다는 현실이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커쇼를 불러올리기 위해서는 투수진 가운데 한 명을 정리해야 하는데, '스윙맨' 박찬호와 보직이 겹치고 당장 쓸 일이 없는 로아이사를 구단은 포기한 것이다. 경쟁자 로아이사를 결국 물리쳤지만 커쇼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함에 따라 박찬호의 28일 시카고 컵스전 선발은 무산됐다. 기존 투수들의 등판일이 하루씩 밀려나면서 28일 경기에는 구로다 히로키가 나선다. 기존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리지 않는 한 당분간 박찬호는 불펜에서 계속 대기해야 할 입장이다. 주목할 점은 커쇼의 활용도다. 투구 이닝 제한 등 '보물 보호'에 주력하고 있는 다저스가 잔여 시즌 내내 커쇼를 5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쩌면 26일 경기 후, 또는 몇 경기 더 선발로 내세운 뒤 마이너리그로 내리거나 불펜으로 보직을 교체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커쇼의 자리를 맡을 선수는 박찬호와 궈홍즈 뿐이다. 하지만 조 토리 감독이 박찬호 선발-궈홍즈 구원의 조합을 선호하고 있어 박찬호가 다시 선발 마운드에 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저스는 올스타 휴식기까지 5선발 체제를 계속 가동해야 한다. 28일 선발 희망은 접게 됐지만 장기적으로 박찬호가 꾸준히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계기가 이번 조치로 마련된 셈이다. 재활 훈련 중인 제이슨 슈미트가 복귀하기까지 1∼2달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간은 충분하다. 다만 다저스가 이제 약관인 커쇼를 얼마나 오래 선발로 기용할 지가 관건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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