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다. 물러나라고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슈퍼차붐'이라고 불리며 수원의 선장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수원 삼성은 지난 2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후반 25분 터진 에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수원은 정규리그서 9연승 행진과 함께 올 시즌 무패기록을 16경기로 늘렸다. 또 에두는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과시했다. 이날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인원은 3만 8239명으로 올 시즌 수원 최다관중이었다. 차범근 감독은 많은 관중 앞에서 수원의 서포터스들인 '그랑블루'에게 '생신축하'와 '슈퍼차붐'이라는 카드섹션과 함께 생일 축하를 받았다(사진). '그랑블루'가 이날 '생신축하'라는 카드섹션을 진행한 것은 지난 22일이 차범근 감독의 55번째 생일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그랑블루'의 축하는 2년 전과 비교하며 하늘과 땅 차이다. 차 감독에게 2006년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전기는 가시밭길이었다. 3승7무3패로 8위에 머물렀다. 전기리그 막판 4경기와 컵대회 9경기서 무승(5무8패)의 치욕을 당했다. 이후 차범근 감독은 독일 월드컵 해설을 위해 리그 휴식기 중 독일로 날아갔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채 외유 아닌 외유를 했기 때문에 서포터들로부터 퇴진 압력까지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포터스들의 감독에 대한 사랑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상황. 특히 차범근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항상 '그랑블루'와 경기장을 찾아 수원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차범근 감독은 2년 전 상황과 현재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원래 팬들은 경기가 잘 안 되면 섭섭해 한다. 2년 전 아픈 시간은 감독으로서 성숙하게 했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이후 팬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차 감독의 말처럼 팬들의 성원은 금방 식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2년 만에 성적과 팬들의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차범근 감독이 올 시즌 어떤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