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의 경쟁 구도는 이제 시작이다"(김정남 울산 감독). 울산은 지난 24일 대전과 정규리그 11라운드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악몽과도 같았던 4월을 보낸 울산은 5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며 후반기 대도약을 예고했다. 울산이 이런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의 복귀로 생긴 경쟁 구도다. 그동안 울산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량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선수의 부상 여부에 따라 출전 선수가 달라지곤 했다. 그러나 김정남 감독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그 생각은 수비적인 자세에서 공세로 전환시키는 일종의 스위치라고 할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집중되어 있다. 한 명이 뛸 수 있는 포메이션에 무려 4명이 뛸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브라질리아 올 시즌 울산의 대표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외국인 선수 브라질리아다. 10경기에 출전하며 1골 4어시스트를 기록한 브라질리아는 김정남 감독으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다. 울산의 3-4-1-2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한 그는 자신의 득점보다는 팀 동료들의 득점에 주력하고 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올리는 정교한 크로스와 세트피스는 브라질리아의 장기다. 지난해 대전에서 왼쪽 윙 플레이어로 활약했던 그는 올 시즌 울산에서 어시스트왕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붙박이 가능성도 있다. ▲ 이상호 울산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이상호는 팀의 상황과 요구에 따라 4가지 포지션(스트라이커, 섀도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맹활약을 보이고 있다. 패싱력보다는 슈팅력이 좋은 이상호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지만 올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15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한 이상호는 득점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김정남 감독도 이상호가 패싱력은 아쉽지만, 미드필더로서 상대에게서 주도권을 뺏어올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 김동석 김동석은 김정남 감독이 울산의 미래로 영입한 선수다. 올 시즌 이종민을 서울로 보내고 받은 김동석은 아직 가능성만 보여준 상태지만, 이상호가 가지고 있지 못한 패싱력을 갖추고 있다. 이른바 '예쁘게'볼을 찰 줄 아는 김동석은 좀 더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 교체 투입되고 있다. 아직 체력적인 준비가 되지 못한 김동석이 자리를 잡는다면 브라질리아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남 감독은 한 달 간의 휴식기 동안 김동석을 집중 조련할 생각이다. ▲ 유호준 유호준의 등장은 극적이다. 지난해 울산의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유호준은 스페인에 도전한 경력이 있는 유망주. 팀 내 사정으로 10경기에 뛰었지만, 아직 주전으로 뛰기에는 무리라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10라운드 인천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24일 대전전에서 놀라운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수비만 좀 더 보강한다면 주전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tylelomo@osen.co.kr 유호준-이상호-김동석(오른쪽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