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빅뱅"…LG-KIA, 흥행 빅카드 부활 조짐
OSEN 기자
발행 2008.05.25 09: 29

'미러클 KIA, 어메이징 LG'. 흥행 빅카드의 부활인가. 두 팀이 만나면 무슨 일이든 터진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역전을 주고 받더니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다. 전통의 빅카드였던 KIA와 LG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흥미로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 4월15일 LG와 KIA는 잠실전에서 화끈한 경기를 벌였다. LG가 초반 대량실점으로 8-1로 여유있게 앞서갔다. 슬금슬금 추격하던 KIA는 9회초 5점을 뽑아 9-8로 드라마틱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LG가 9회말 KIA 한기주를 공략해 다시 두 점을 추격,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LG 관중석은 재역전의 짜릿한 환호성으로 뒤덮였고 승리를 의심치 않았던 KIA 관중석은 뒤집어졌다. 5월24일 다시 잠실에서 두 팀은 5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였다. 32개의 안타가 쏟아진 난타전이었고 투수들만 14명(LG 6명, KIA 8명)이 출동했고 28득점이 나왔다. 양팀 사사구 17개가 나오는 졸전이었지만 어쨋든 경기 내내 서로 물고 늘어졌다. 이번에는 KIA가 웃었다. 6회까지 9-13까지 뒤졌으나 7회와 8회 5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고 9회에도 쐐기 점수를 더했다. 블론 세이브를 했던 소방수 한기주는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만원관중이었다. 5시간 내내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KIA 팬들은 뿌듯한 마음을 안고 귀가했다. 이에 앞선 지난 5월18일 광주에서 두 팀은 물리적 대결까지 벌였다. 사구를 맞고 항의하던 LG 이대형을 KIA 투수 임준혁이 밀쳐 넘어뜨려 일촉측발의 대치상황까지 갔다. KIA 선수들은 "LG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사인을 훔쳤다"며 흥분해 있었다. 다행히 더 이상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고 사인훔치기 시비도 잦아들었지만 서로를 보는 눈은 더욱 강렬해진 것만은 사실이었다. 프로야구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90년 대 LG와 KIA의 전신 해태는 용호상박이었다. 잠실경기에서 유난히 명승부가 많았다. 잘 나가던 해태와 신바람 야구의 LG가 만나면 구름관중들이 몰려 들었다. 선수들도 뜨거운 접전으로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말 그대로 최고의 흥행 빅카드였다. 올해는 그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감돈다. 프로야구 인기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잘 나갔던 90년 대와 달리 두 팀은 7위와 최하위로 떨어졌다. 최근 몇년 동안 팀 성적도 신통치 못하다. 대량실점과 대량 사사구, 그리고 툭하면 뒤집어지는 승부. 달리보면 그만큼 두 팀의 전력이 약하다는 방증이다. 팬들은 이왕이면 두 팀이 하루빨리 상위권으로 도약, 진정한 '흥행 빅매치'가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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