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25일 대전구장. 경기 전 화제는 사상 첫 2000탈삼진까지 6개를 남겨둔 한화의 ‘최고령 선수’ 송진우(42)가 화제였다. 동국대 사령탑 시절 송진우를 스카우트한 한화 김인식 감독은 “그때만 하더라도 200승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또래들보다 공이 빨랐고 제구력도 좋았다. 타격에서도 남다른 센스가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삼성 선동렬 감독도 “내 기록을 거의 깨가고 있어 자랑스럽다. 전혀 섭섭하지 않다. 기록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 송진우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200승도 대단하지만 투구이닝도 많지 않은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송진우가 또 다시 눈부신 피칭으로 최고령 투수의 존재이유를 직접 입증해 보였다. 송진우는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방어율도 4점대(4.08)에서 3점대(3.86)로 끌어내렸다. 한화도 4연패를 끊으며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42세라는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스토퍼 노릇을 해낸 송진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KIA전 이후 12일 만에 선발승도 챙겼다. 당시 경기 선발승의 주인공도 다름 아닌 송진우였다. 송진우가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송진우는 이날 경기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이 136km에 머물렀다. 하지만 공 한 개 차이로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빼는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총 투구수 90개 중 절반에 가까운 44개가 볼이었지만 송진우는 “스트라이크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며 효과적인 볼을 던지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게다가 110~112km 커브, 123~124km 체인지업, 125~128km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공을 낮게 제구하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특히 이 같은 변화구로 맞혀잡는 데 남다른 힘을 발휘했다.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를 땅볼로 처리했다. 3회초 2사 후 신명철의 타구를 기우뚱하며 잡아내 아웃시키는 수비 본능까지 과시했다. 프로 20년차가 된 노장답게 위기관리능력도 탁월하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올 시즌 송진우의 피안타율은 2할7푼3리로 조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득점권에서는 피안타율이 1할8푼5리에 불과하다. 득점권에서만큼은 특유의 노련한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확실하게 제압한 것이다. 송진우는 최근 4경기에서도 2승 방어율 1.21 WHIP 1.30 피안타율 2할1푼9리로 특급 피칭을 펼치고 있다. 평균 투구이닝도 5.58이닝. 현재 기세라면 최고령 선수의 최고령 기록은 점점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송진우는 대망의 2000탈삼진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날 철저하게 맞혀잡는 피칭을 펼쳐 탈삼진을 2개밖에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송진우에게는 더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바로 다음 선발등판으로 청주 LG전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세광고 출신인 송진우는 청주가 고향이다. 탈삼진 4개를 추가하면 고향 청주에서 대망의 2000탈삼진을 달성할 수 있다. 올 시즌 송진우가 1경기 탈삼진 4개 이상 잡은 경기는 3차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