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의 김영선 수석부위원장이 “3년 전 제작됐던 ‘태왕사신기’의 출연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졌던 한예조의 김영선 수석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연기자들이 3년 전에 일했던 ‘태왕사신기’의 출연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와의 계약서에는 방송 이후 10일 이내에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으며 제작사는 방송 후 익월 말일에 지급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일부 스타들은 분명 많은 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배우 단체에서 올린 것이 아니라 방송사가 그런 배우를 요구하기 때문에 외주제작사에서 편성을 얻기 위한 방책으로 출연료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우리 연기자의 책임이 아니라 방송사와 제작사의 책임”이라며 “대한민국 연예인의 90% 이상이 노조원 소속이지만 이중 80%이상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본인들이 좋아서 하고 있다”고 분통해했다.
한예조가 MBC에 2억 원의 복리후생비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MBC가 1700명 가량되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복리후생비가 403억 원으로 1인당 2300만 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조원 4000명에게 1인당 5만 원 꼴에 해당하는 약 2억 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우리가 오죽하면 이런 극단적인 행위를 했겠는가. 우린 4대 보험금은 물론이고 퇴직금에 대학입학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처지”라고 한탄했다.
한편 MBC가 수정제시안을 제시했다는 것과 관련해 “25일 서울지방노동위원 담당자들을 만나 복리후생비는 올려줄 수 없지만 대신 출연료는 KBS보다 2%씩 올려주겠다고 해서 겨우 받아들이려고 했으나 또다시 전화가 와서 KBS와 똑같이 하는 것으로 하자고 얘기했다”며 “복리후생비는 건강진단 받는 비용 조차도 되지 않아 노조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예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MBC에 ‘2006, 2007년 각각 3%씩 출연료를 소급 인상할 것’, ‘2008년 출연료는 2% 인상할 것’, ‘복리후생비로 연 2억 원을 지급할 것"이란 내용의 최종 조정안을 제시하며 연 2%~3%의 출연료 이상과 조합원 1인당 연간 5만 원에 해당하는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라고 했지만 이를 MBC가 거부해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예조는 탤런트, 성우, 희극인, 무술연기자, 가수를 비롯해 연출감독, 모델, 무용인, 연극인과 분장, 미술, 기술연합, 효과 등 13개 분야 1만 3000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한예조는 MBC에 탤런트 8%, 가수 17% 출연료 인상을 요구하며 조율해왔으나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MBC는 KBS와 마찬가지로 탤런트 6%, 가수 15% 인상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흑자를 내고 있는 MBC가 출연료를 더 올려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인기 사극 ‘이산’은 출연자 중 90%이상이 노조원 소속인 관계로 25일부터 녹화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27일부터는 '개그야'도 녹화가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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