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행의 한방 칼럼]진료실 케이스별로 스트레스가 비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case 1) 예쁘장한 A양이 쑥스러운 듯 진료실을 들어섰다. 얼굴이 약간 통통하게 느껴지는 그녀는 뽀얀 피부에 여자인 내가 보기에도 무척이나 사랑스런 얼굴이었다. 어떻게 오셨냐고, 어디가 불편하냐고 물어 보니 회사에 입사한 이후로 1년 사이에 체중이 15Kg이 늘었단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A양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군것질이 많아졌다. 군것질도 하다 보니 급기야는 머릿속이 온통 먹는 것 생각으로 가득차 버렸다고 고백하였다. 쌓인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푼 어리석은 결과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쌓이는 스트레스를 입을 즐겁게 함으로써 푸는 것이다. 요즈음 여자들 중에는 이러한 케이스가 참 많은 것 같다. A양은 원인이 비록 스트레스로 시작됐지만 먹어서 살이 쪘으니 그래도 좀 덜 억울한 경우인데 정말 억울한 케이스도 있다. case 2) B양은 직장의 스트레스만으로 살이 찐 경우이다. B양은 A양과는 달리 식욕을 잃어 별다르게 먹지 않았는데 물만 먹어도 푸석푸석 부으면서 살이 찐 것이다. B양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면서 억울해했다. 푸석푸석 부어 나중에는 이뇨제까지 먹었다고 한다. 이뇨제를 먹은 즉시 부기가 빠졌지만 그 이후에는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또 반복에 반복을 거듭할 뿐이었다. 이제는 이뇨제를 먹지 않고는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특별히 잘 먹은 것도 없는데 푸석푸석 부으면서 몸은 천근만근 체중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니 정말이지 미칠 지경이 아닌가. case 3) C양의 경우는 직장에서의 긴장,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가 심해지면서 서서히 비만해진 경우. C양이 처음부터 변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소에 워낙 쾌변이었던 그녀는 한때 변비 있는 사람을 이해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출근 시간에 쫓기고,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여유 있는 화장실 나들이는 꿈일 수밖에. 이러한 생활의 연속이다 보니 점점 변의를 무시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이젠 아예 변의를 느낄 수조차 없게 되어버린 것. 입으로는 계속 들어가는데 하수구가 막혀버렸으니.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고, 체중이 느는 것은 당연지사. case 4) D양의 경우는 스트레스를 받아 목덜미, 어깨가 무겁고 땅기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가 다 찌뿌듯하고 몸이 천근만근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정작 D양은 이러한 것으로 인해 체중이 늘어 버렸다는 것을 몰랐다. 처음 병원을 찾은 이유가 체중 조절을 위해서가 아닌 몸이 아파서 아픈 곳을 치료하고자 온 것이었다. 몸이 아프다 보니 살이 찐 것은 뒷전이었던 것이다. 현대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비만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의학적으로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분명히 살이 찔 수 있다. 현대에 부쩍 부각되는 ‘스트레스’라는 것이 한의학적으로 볼 때에는 기울(氣鬱: 기가 울체됨)의 범주에 속한다. 전문용어로는 간기울결(肝氣鬱結)이라 표현되는데 이렇게 기가 울체가 되면 몸의 모든 기혈 순환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간기(肝氣)가 울결 되면서 비위에도 영향을 미쳐 간비불화(肝脾不和)가 된다. 즉 비위(脾胃)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식욕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되거나 속이 더부룩해지고 불편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자체만으로도 살이 찔 수가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먹어서도, 혹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안 좋아져서도 살이 찔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 우리 모두 스스로가 각자의 스트레스를 취미생활이나 운동등 어떠한 방법으로든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도 되지 않을 때에는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한약, 침, 부항 등을 이용하여 울체된 몸의 기 순환을 원활히 해줄 수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혹시 살찐 사람 중에서 왜 쪘는지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스트레스가 주범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무턱대고 다이어트를 하려하지말고, 무엇이 원인이지에 대해 알고, 그 원인부터 없애는 것이 다이어트의 첫걸음인 것이다. [글 : 정지행한의원 정지행 원장, 한의학 박사]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