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이대형, 그들의 극명한 '명암대비'
OSEN 기자
발행 2008.05.28 11: 31

"페타지니가 뒤에 있는 것보다 (이)대형이가 앞에 있다는 게 더 편안합니다" 최근 LG 트윈스의 중심타선 한 자리를 꿰찬 안치용에게 로베르토 페타지니라는 '우산'을 든 소감에 대해 묻자 나온 답변이다. 안치용은 "리드 오프 이대형(25)이 득점권으로 진루했을 때 상대 투수를 상대하기가 더 편해진다"라고 밝혔다. 톱타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려주는 대답이었다. 지난 27일 잠실 LG-두산전은 양팀 톱타자들의 활약이 극명하게 대비된 경기였다. 두산의 톱타자 이종욱(28)은 6타수 4안타 1타점 1도루로 공격 첨병 역할을 확실하게 한 반면 이대형은 4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2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하긴 했으나 LG가 이대형에게 부여한 역할은 '타점기계'가 아니다. 특히 최근 13타수 무안타로 침체 일로를 걷던 이종욱은 이날 경기서 다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며 선두타자의 역할을 120% 이상 해냈다. 단타로 1루에 출루한 것은 물론이고 타구를 외야 깊숙히 보내며 2루타, 3루타를 기록하는 지난 시즌의 모습을 재현했다. 게다가 이종욱은 7회 2루타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 김민기의 투구폼을 완벽하게 읽고 도루를 감행, 3루에 안착했다. 포수 조인성이 송구조차 할 수 없었던 완벽한 스타트가 눈에 띄었다. 이종욱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이대형은 단 한 번도 1루를 밟지 못하며 상대 투수진을 압박하지 못했다. 특히 4회와 6회에는 각각 좌익수 파울플라이와 삼진으로 LG의 공격 기회를 날려버리는 동시에 3아웃을 만들며 두산의 '숨은 마무리'가 되었다. 27일 현재 무려 25개(1위)의 도루를 기록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든 이대형의 발이 사라지자 후속 타자들 또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의 물꼬를 트는 톱타자가 침묵을 지키면 중심타선이 번거로워 질 뿐더러 팀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 득점 타이밍 또한 늦어지고 상대 투수는 부담 없이 타자에만 집중 할 수 있어 그들이 기록한 1아웃은 단순한 아웃 카운트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양 팀이 자랑하는 톱타자 이종욱과 이대형. 그들이 27일 경기서 보여준 모습은 톱타자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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