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의 이름으로 도배됐던 홈런 레이스가 요동치고 있다. 덕 클락-김태균-김태완-이범호가 촘촘히 붙어있던 순위표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카림 가르시아(롯데)는 어느덧 14홈런을 마크하며 클락을 제치고 홈런랭킹 단독선두로 뛰어올랐고 ‘잠실 홈런왕’ 김동주(두산)도 단독 4위까지 진출했다. 클리프 브룸바(우리)·이대호(롯데)·강민호(롯데)도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요동치는 홈런 레이스를 짚어본다. 급부상 가르시아 가르시아의 기세가 대단하다. 열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르시아는 선풍기를 돌리는데 급급했다. 몸쪽 높은 직구에는 여지없이 방망이가 돌아갔고,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헛스윙하기에 바빴다. 포수들이 감기에 걸릴 정도로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퇴출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16일 사직 롯데전부터 붙박이 6번 타자로 고정되자 살아나기 시작했다. 6번 타자로 고정되기 시작한 이날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가르시아는 36타수 12안타, 타율 3할3푼3리·6홈런·16타점이라는 가공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삼진은 4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특히 홈런파워가 돋보인다. 이 기간 동안 스리런 홈런만 무려 3개나 작렬시켰다. 올 시즌 스리런 홈런만 6개타 터뜨렸다. 과연 ‘미스터 스리런’이다. 같은 기간 동안 만루·투런·솔로 홈런도 하나씩 기록했다. 이 중 경기를 리드시키거나 뒤집는 홈런이 4개였고, 동점 홈런도 하나 있었다. 결승 홈런은 2개나 된다. 올 시즌 가르시아는 결승 홈런이 4개로 가장 많다. 롯데도 가르시아가 홈런을 친 14경기에서 11승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5월에만 홈런 7개를 몰아치는 등 홈런페이스에 점점 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는 가르시아다. 오월동주 김동주 지난 27일 잠실 LG전에서 크리스 옥스프링으로부터 뽑아낸 좌월 투런 홈런으로 김동주는 개인 통산 91번째 잠실구장 홈런을 기록했다. 타이론 우즈(주니치)가 갖고 있던 잠실구장 최다홈런(90개)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당당히 ‘잠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김동주도 5월을 맞아 무시무시한 괴력을 뿜어내고 있다. 4월에는 3개 홈런에 그쳤지만, 5월에만 8개 홈런을 터뜨리며 포효하고 있다. ‘오월동주’가 따로 없다. 어느덧 11홈런으로 이 부문에서 김태완을 따돌리고 단독 4위가 됐다. 물론 올 시즌에도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6개 홈런을 때리고 있다. 김동주는 특유의 풀스윙으로 홈런을 만들어낸다. 올 시즌 11홈런 중 9개가 좌측 담장으로 넘어갔다. 좌월 홈런이 8개, 좌중월 홈런이 1개다. 걸렸다하면 과감하게 잡아당겨 밤하늘을 수놓는다.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린 타자답게 홈런 평균 비거리도 무려 117.7m로 이범호(119.4m) 다음으로 가장 길다. 김동주는 이범호보다 3개나 더 많은 홈런을 때렸다. 결정적으로 김동주의 홈런은 곧 팀의 승리였다. 김동주는 아직 결승 홈러닝 없지만 두산은 김동주가 홈런을 터뜨린 10경기에서 9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김동주 없는 두산은 쓸개즙 빼앗긴 반달곰과 다를 바 없다. 브룸바·이대호·강민호 지난해 29홈런을 터뜨렸지만 심정수(삼성·31홈런)에게 간발의 차이로 밀리며 생애 2번째 홈런 2위라는 아쉬움을 남긴 브룸바는 올 시즌에도 보이지 않게 홈런 레이스에 가담하고 있다. 어느덧 9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6위에 랭크돼 있다. 4월 5홈런, 5월 4홈런으로 비교적 꾸준한 홈런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9개 홈런 가운데 목동구장에서 터뜨린 홈런이 7개나 된다. 올 시즌 목동구장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해 브룸바는 평균 홈런 비거리가 122.9m로 홈런랭킹 10걸 중 김동주(123.4m) 다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홈런 비거리가 116.1m밖에 되지 않는다. 한 번 페이스가 올라오면 특유의 몰아치기로 상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의 ‘호호 듀오’ 이대호와 강민호도 홈런 레이스에서 뒤처지지 않고 있다. 나란히 9홈런으로 브룸바와 이 부문 공동 6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대호는 3~4월 4홈런, 5월 5홈런으로 비교적 꾸준하게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9개 홈런 가운데 5개가 솔로 홈런인 것에서 나타나듯 주자가 없을 때 풀스윙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자가 있을 때에는 한 방보다 정확한 타격에 주력하고 있다. 강민호는 수비부담이 큰 포수로는 이례적으로 홈런 레이스에 가담하고 있다. 3~4월 5홈런, 5월 4홈런으로 역시 꾸준한 페이스. 결승 홈런도 2개나 된다. 높은 공은 붙여놓고 때리고 낮은 공은 퍼올리고 있다. 강민호에게서 이만수의 향기가 나고 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