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서 21년 만에 '트리플 스틸' 진기록
OSEN 기자
발행 2008.05.29 07: 19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3명의 주자가 한꺼번에 도루를 성공시키는 '트리플 스틸'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 나왔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28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 홈구장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한 번의 플레이로 도루 3개를 기록했다.
7-2로 앞선 6회말 클리블랜드는 추가 득점 찬스를 잡았다. 2사 상황에서 1루 제이미 캐롤, 2루 그래디 사이즈모어, 3루에는 대주자 데이빗 델루치가 나가 있었다.
마운드 위의 화이트삭스 2번째 투수 에렌 와서맨은 타석에 들어선 벤 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신경전을 벌였다. 이때 와서맨은 3루주자 델루치를 견제하는 척하면서 1루수에게 공을 뿌렸는데, 베이스를 벗어나 있던 1루 주자 캐롤이 런다운에 걸리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자 3루 주자 델루치가 잽싸게 홈으로 파고 들면서 시선을 유도했다. 당황한 화이트삭스 1루수 폴 코너코는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원바운드 튕겼고, 시간을 번 델루치은 유유히 홈을 밟은 것. 이 때를 놓칠 새라 2루주자 사이즈모어와 1루 주자 캐롤이 각각 한 베이스씩 진루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2사 2,3루로 변했다.
3명의 주자가 모두 한 베이스씩 진루하는 결과가 나오자 공식 기록원은 이들 모두에게 도루 기록을 부여했다. '트리플 스틸'이란 진기록이 수립된 것이다. 발이 빠르지 않은 3루 주자 델루치는 덕분에 '홈스틸'의 주인공이 됐다.
일라이어스 스포츠뷰로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트리플 스틸이 나온 것은 21년 만이다. 지난 1987년 10월2일 휴스턴전에서 애틀랜타가 같은 기록을 세운 이후 강산이 두번 바뀐 후에야 보기 드문 진기록이 수립된 것이다.
에릭 웨지 클리블랜드 감독은 경기 후 "오늘 플레이는 사전에 준비한 게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이런 플레이를 시도해본 적이 없다"며 '행운과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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