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고참' 최향남의 특별한 퇴근본능
OSEN 기자
발행 2008.05.29 07: 48

[OSEN=이상학 객원기자] 그 남자에게는 퇴근 향기가 난다. 롯데 최고참 투수 최향남(37)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향남은 최근 2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롯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25일 문학 SK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낸 최향남은 지난 27일 사직 한화전에서도 동점주자를 남겨운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터프세이브로 뒷문을 걸어잠궜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승패 없이 3세이브 1홀드 방어율 2.38 WHIP 0.66 피안타율 1할6푼으로 특급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최향남의 시즌 출발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을 비롯해 마티 매클레리·송승준·장원준·이용훈으로 5인 선발이 정해지며 선발진에서 탈락했다. 이용훈과 5선발 경쟁을 벌였지만 골반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결국 지난달 15일에야 뒤늦게 1군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3⅔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퍼펙트로 처리하며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최향남의 복귀가 큰 수확”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후 최향남은 주로 롱릴리프로 무결점 활약을 펼쳤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이 같은 피칭으로 무실점 경기를 무려 11차례나 벌였다. 특히 탈삼진 능력이 돋보였다. 22⅔이닝 동안 탈삼진이 무려 20개나 된다. 9이닝을 환산할 경우 7.94개에 달한다. 최향남은 선발투수로도 탈삼진 능력이 좋은 투수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이 6.56개로 적지 않은 편이었다. 마무리투수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압권은 공격적인 투구템포. 포수로부터 공을 건네받자마자 바로 공을 던질 정도로 인터벌이 짧다. 한 타자는 “너무 빨리 공을 던져 타격을 준비할 겨를이 없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빠른 타이밍으로 타자의 리듬을 끊고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공격적인 투구 패턴으로 스트라이크를 포수 미트로 팍팍 꽂고 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8.9%로 높은 편. 기존 마무리투수 임경완의 스트라이크 비율(61.6%)과 비교할 때 훨씬 높다. 과거 해태 시절 불펜의 선동렬이라는 비아냥 아닌 비아냥을 들을 정도였던 새가슴 투수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9이닝당 볼넷도 1.19개로 매우 짜다. 풍운아 이미지가 강한 최향남은 어느덧 프로 19년차 베테랑이지만 아직 노장이라는 타이틀이 좀처럼 붙지 않는다. 지난 2005년 시즌을 마친 뒤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 가 트리플A에서 한 시즌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트리플A에서 8승5패 방어율 2.37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작은 성공을 거뒀다. 그만큼 열정적이고, 거침이 없다. 과거 마운드에만 오르면 흔들리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제는 마운드에서 심드렁한 표정 하나만으로 타자들을 기죽이고 있다. 올 시즌 선발 진입을 목표로 삼은 최향남에게 생애 첫 마무리 보직은 아직 어색할지 모른다. 하지만 최향남은 “코칭스태프에서 정해주는 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빠른 투구 템포로 빨리 경기를 종료시키는 ‘퇴근본능’으로 뭉친 최향남에게는 이제 마무리투수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고 있다. 롯데도 이제는 믿을 만한 마무리투수가 생겼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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