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레이어, 관건은 '팀 적응력'
OSEN 기자
발행 2008.05.29 07: 51

2005시즌 영입한 맷 랜들과 척 스미스 이후 오랜만에 두산 베어스가 해외무대서 선택한 새 외국인 우완 저스틴 레이어(30)가 지난 28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서 불펜피칭을 가졌다. 레이어는 불펜서 약 40개의 공을 던지며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레이어는 첫 공을 직구로 구사했으며 이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포수 미트에 꽂혔다. 당시 비가 내리던 저기압 상태라 소리가 깨끗하게 들린 데도 이유가 있었지만 당일 오전 5시에 입국해 시차 적응도 거치지 않은 투수의 볼끝치고는 꽤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레이어는 불펜 피칭서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직구 중 60% 가량은 여느 투수들의 직구와 달리 싱킹 패스트볼 성으로 가라앉는 궤적을 그렸다. 컷 패스트볼 또한 홈플레이트 위치서 빠르게 꺾이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탁월한 땅볼 유도 능력을 예상하게 했다. 레이어는 올시즌 트리플 A서 1.73의 땅볼/플라이볼 비율을 기록하면서 '땅볼 투수'임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레이어는 대부분의 공을 직구 그립으로 잡고 글러브에 손을 넣었으나 커브, 컷 패스트볼, 스플리터 등 여러가지 변화구를 선보였다. 오른손을 내려 보거나 그립을 굳혀놓고 투구폼을 잡는 일 없이 글러브 안에서 손놀림으로 모든 그립이 바뀌었으며 구종마다 투구폼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2006시즌 LG서 활약한 좌완 레스 왈론드 등 야수 출신 투수들은 투구폼서 구질을 자주 노출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UC 산타바바라 2학년 때까지 포수로 뛰다가 투수로 전향한 레이어가 이후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 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던 장면이었다. 레이어의 공을 직접 받아 본 주전 포수 채상병은 "직구의 경우는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커브와 싱커 등 변화구는 공이 떨어지는 각이 좋고 제구도 낮게 잘 됐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투수같다"라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일단 기량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팀과 융화되느냐에 달렸다. 김경문 감독은 레이어 영입이 결정되기 전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단과 얼마만큼 조화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팀 분위기를 해친다면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위에 언급된 스미스가 2005 시즌 중반 중도 퇴출된 이유는 팀 분위기를 해쳤다는 데 있었다. 당시 스미스는 강판 지시에 불만스런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들어와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등 항명을 서슴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4승 6패 방어율 4.55)이었으나 스미스는 경기 당 6이닝 가량(16경기 동안 95이닝)을 소화해내며 어느 정도 제 몫은 했던 투수다. 레이어는 구단 사무실서 가진 입단 기자회견에서 "동료들과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 선수의 가장 보편적이고 당연한 대답 중 하나다. 첫 대외 인터뷰서 '팀이 맘에 안 들면 당장 귀국하겠다'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외국인 선수는 없다. 첫날부터 자신의 기량을 과시한 레이어는 '코리안 드림'을 그려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그가 선수단과 하나가 된 '에이스'로 군림할 수 있을 지 두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hul@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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