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타고투저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프로야구를 지배한 투고타저 양상이 많이 완화됐다. 타고투저바람을 이끄는 중심은 단연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한화와 롯데다. 한화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이름값을 완전하게 되찾았고, 롯데도 파괴력과 짜임새에서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호화로운 타선을 구축했다. 한화와 롯데의 막강 타선을 비교분석한다. 홈런·도루 그리고 득점 한화는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이 무려 43홈런을 합작했다. 올 시즌 한화는 50경기에서 총 51홈런으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도 만만치 않다. 한화에 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홈런 군단이 바로 롯데다. 46경기에서 39홈런으로 한화에 이어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는 홈런에 의한 득점 비율이 36.8%로 역시 전체 1위이며 롯데도 33.6%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홈런 10걸에도 한화·롯데 선수들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롯데 카림 가르시아는 당당히 이 부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한화가 4명(클락·김태균·김태완·이범호), 롯데가 3명(가르시아·이대호·강민호)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홈런이 전부는 아니다. 두 팀 모두 달리는 야구에도 일가견있다. 롯데는 54도루로 이 부문 전체 4위에 랭크돼 있다. 정수근-김주찬-조성환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자들이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장타력을 갖춘 4~6번 타자들에게 맛있는 밥상을 차리고 있다. 정수근과 김주찬은 나란히 14도루를 기록 중이고 조성환이 10도루로 뒤를 받치고 있다. 하지만 한화도 만만치 않다. 도루 숫자는 38개로 전체 6위지만, 도루성공률은 유일하게 8할대(80.6%)를 유지하며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은 클락과 추승우가 각각 15개·8개씩 기록 중이다. 추승우는 도루성공률 100%이고, 클락도 무려 88.2%로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 홈런과 도루는 득점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홈런은 단 한 방으로 득점을 뽑을 수 있고, 효과적인 도루는 아웃카운트 소비없이 득점권 찬스를 만들 수 있다. 큰 것 한 방과 함께 효율적인 도루로 상대의 허를 찌른 한화는 팀 득점이 242점으로 전체 1위다. 특히 찬스에 강했다. 7회 이후 득점이 86점으로 가장 많다. 팀 득점권 타율도 2할7푼8리로 전체 2위다. 롯데는 235득점으로 이 부문 전체 4위에 올라있다. 의외로 득점권 타율은 2할6푼으로 LG(0.256) 다음으로 나쁘다. 하지만 몰아칠 때에는 확실히 몰아치는 강점이 있다. 덕분에 잔루가 341개로 최소이고 경기당 평균으로 따져도 뒤에서 3번째. 롯데는 장타율에서도 SK에 이어 2위(0.403)에 올라있다. 막강 3~6번 클린업 쿼텟 보통 중심타선은 3~5번 클린업 트리오가 일컬어진다. 하지만 한화와 롯데에는 공포의 6번 타자들까지 자리하고 있다. 이른바 클린업 쿼텟(Quartet)이다. 한화는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 롯데는 조성환-이대호-강민호-가르시아가 공포의 ‘클린업 쿼텟’을 이루고 있다.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은 타율 2할9푼·43홈런·140타점을 합작했으며 출루율(0.382)·장타율(0.543)을 합한 OPS는 무려 0.925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의 클린업 쿼텟 합작 성적도 한화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타율 3할1푼9리·34홈런·147타점. 출루율(0.393)·장타율(0.529)을 합한 OPS는 0.922를 마크해 한화에 아주 근소하게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3번은 클락과 조성환이 맡고 있다. 클락은 명실상부한 최고 외국인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타율 3할1푼1리·13홈런·40타점·51득점·15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 페이스가 대단하다. 126경기로 환산할 때에는 128.5득점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 1999년 삼성 이승엽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득점(128점)을 능가하는 페이스다. 조성환은 시즌 전 누구도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박정태의 환생’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 3할4푼5리·2홈런·28타점. 4번은 19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과 이대호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김태균은 타율 3할2푼1리·12홈런·38타점, 이대호는 타율 3할3푼5리·9홈런·43타점이다. 현재까지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5번은 이범호와 가르시아. 물론 가르시아는 최근 10경기에서는 붙박이 6번 타자로 선발출장하고 있다. 이범호와 가르시아 모두 타율은 낮지만 한 방으로 만회하고 있다. 이범호는 타율은 2할6푼밖에 되지 않지만, 8홈런·33타점을 기록 중이다. 가르시아도 타율은 2할6푼2리로 낮은 편이지만 대신 14홈런·42타점으로 가공할 만한 홈런·타점 생산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클러치 상황에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6번은 김태완과 강민호. 김태완은 타율 2할7푼1리·10홈런·29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포수 강민호는 그 이상이 될 만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타율 3할3푼3리·9홈런·33타점. 이만수의 향기가 나는 강민호다. 상·하위 타순 그리고 번트 1~2번 테이블세터 싸움도 만만치 않다. 롯데의 정수근·김주찬은 최상급 수준으로 평가된다. 정수근은 타율 3할1푼7리·30득점·15도루·35볼넷·출루율 4할3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톱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김주찬은 타율 2할6푼2리·19득점·14도루·13볼넷·출루율 3할5푼5리. 정수근-김주찬의 도합 성적은 타율 2할9푼5리, 출루율 4할이다. 한화는 이영우-추승우로 테이블세터를 구성 완료했다. 이영우는 타율 3할3푼3리·30득점·18볼넷·출루율 3할9푼4리, 추승우는 타율 2할8푼1리·16득점·8도루·출루율 3할4푼. 도합 성적은 타율 3할1푼4리, 출루율 3할6푼9리다. 특히 이영우는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2루타(16개)로 톱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장타율(0.488)을 마크하고 있다. 하위타순은 두 팀 모두 애로점을 안고 있다. 롯데는 정보명-박현승-박기혁으로 하위타순이 구성돼 있다. 도합 타율은 2할5푼4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지명타자로 기용되고 있는 정보명이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타율 3할1푼3리·3홈런·12타점·OPS 0.923을 마크하고 있다. 한화는 하위타순이 심각한 문제다. 한상훈은 타율 1할7푼4리로 여전히 2할선을 넘기도 버겁다. 신인포수 이희근은 더하다. 타율이 1할4푼7리에 불과하다. 김민재도 타율 2할2푼1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45명 중 40위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하위타순이라도 쉬어가는 타순이 되어야 상대 팀으로서는 그나마 살맛이 나는 것이 올 시즌 롯데와 한화의 타선이다. 두 팀 모두 막강 타선을 보유한 만큼 희생번트에는 다소 인색한 편이다. 롯데는 희생번트가 총 21개로 리그에서 5번째로 많다. 이 중 11차례가 득점으로 이어졌고, 결승점으로는 2차례 이어졌다. 이승화가 7개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희생번트를 2개 이상 댄 6경기에서 5승1패로 높은 승률을 보였다. 한화는 삼성과 함께 희생번트가 총 20개로 뒤에서 2번째로 적다. 김인식 감독도 웬만하면 번트를 대지 않지만 필요할 때는 꼭 댄다. 20차례 희생번트 중 9차례가 득점으로 이어졌고 이 가운데 2차례가 결승점이었다. 번트를 댄 14경기에서도 10승4패로 높은 승률. 양 팀 모두 필요할 때 확실히 희생번트를 댄다. 한화와 롯데의 타선이 더욱 무서운 이유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