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불패'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올시즌 연장전서 4승 무패 가도를 달리던 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LG 트윈스를 제물삼아 올시즌 연장전 5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LG전서 연장 11회초서 이대수의 결승 1타점 5점을 쏟아부으며 8-3 짜릿한 연장전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8승 19패(29일 현재)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여러차례 찬스를 잡고도 허무하게 날려버린 LG는 33패(20승)째를 기록하며 6일 만의 탈꼴찌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 버렸다. 두산은 4시즌 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선 김광수를 초반부터 공략했다. 두산은 1회초 선두 타자 이종욱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3번 타자 고영민 타석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마운드의 김광수를 흔들어 놓았다. 고영민은 이종욱의 발에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부응하며 선취 1타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LG 또한 선두타자 이대형의 볼넷 출루와 박경수의 희생 번트때 상대 수비진 실책까지 겹치며 무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뒤를 이은 안치용은 적절한 우익수 플라이를 쳤고 3루 주자 이대형은 여유있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동점 균형이 깨진 것은 작은 실수서 비롯되었다. LG 선발 김광수가 3회초 1사 3루 고영민 타석서 5구 째로 던진 공은 타자 주자를 출루시킨 동시에 3루 주자 이종욱을 인도하는 폭투가 되었다. 후속 타자 김동주와 홍성흔을 각각 과 삼진으로 돌려 세웠기에 폭투 한 개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러나 LG에는 새로운 3번 타자 안치용이 있었다. 안치용은 3회말 2사 3루서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로 13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동시에 3회까지 팀이 올린 2득점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치용의 방망이에 힘입어 LG는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5회까지 두산과 2-2로 각축전을 벌인 LG는 6회말 선두 타자 박경수의 좌월 솔로포(시즌 6호, 비거리 110m)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임태훈의 3구 째 높은 직구(146km)를 당겨친 박경수의 노림수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곰의 뚝심은 녹록지 않았다. 두산은 7회초 1사 1,2루서 주포 김동주가 터뜨린 우중간 적시타로 2루에 있던 김현수가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오재원과 안경현이 정재복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단숨에 역전하는 데는 실패했다. LG는 8회말 천금 같은 기회를 잡고도 어이없는 아웃 퍼레이드로 찬스를 걷어 차버렸다. 선두 타자 이대형은 2루수 고영민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기민한 움직임으로 마운드의 이재우를 흔들었다. 덕택에 타석에 있던 박경수는 투수 강습성 중전 안타로 출루,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며 승리의 미소를 짓는 듯 했다. 그러나 믿었던 안치용과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종렬까지 우익수 플라이로 마무리되었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9회초 선두 타자 이종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마운드의 경헌호가 등을 돌린 사이 번개 같은 발놀림으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루 득점 찬스를 만들어 냈으나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로 득점에 실패했다. 기회를 놓친 두산은 9회말 마무리 정재훈을 등판시키며 총력전을 펼쳤다. 정재훈은 9회를 탈삼진 2개를 포함 퍼펙트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LG 또한 연장 10회 마무리 우규민을 투입하며 필승의 각오를 유감없이 내비췄다. 양팀 마무리까지 총출동한 연장 접전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또다시 두산이었다. 두산은 연장 11회초 1사 후 김동주와 대타 유재웅의 연속 안타에 안경현의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찬스를 맞았다. 뒤이어 타석에 선 이대수가 친 타구는 유격수 박경수 앞으로 향했다. 박경수는 홈으로 송구했으나 이미 3루주자 김동주는 홈플레이트를 훑고 지나간 뒤였다. 뒤이어 타석에 나선 채상병은 3루수 김상현의 실책으로 2타점을 추가했다. 여기에 두산은 이종욱의 중견수 앞 2타점 2루타로 8-3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또다시 연장전서 환하게 웃으며 길고 길었던 경기를 끝냈다. LG는 11회말 선두타자 페타지니가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하는 등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여력이 모자랐다. 두산 마무리 정재훈은 3이닝 2피안타(탈삼진 3개) 무실점 호투로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승을 따냈다. 또한 톱타자 이종욱은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반면 LG의 소방수 우규민은 1⅓이닝 4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시즌 4패째를 당하며 마운드서 눈물을 뿌렸다. 3번 타자 안치용은 이 경기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초반 득점을 혼자서 뽑아내는 활약을 펼쳤으나 막판 찾아온 천금같은 득점기회를 무산시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