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는 이대형, 올해는 안치용이다. 올 시즌 출발 전력에서 에이스 박명환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에게도 소득은 있다. 공격력 약화로 고민하던 팀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절묘한 시점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프로 7년차로 중고신인이나 다름없는 우타 외야수 안치용(29)이다. 올 시즌 출발 전력에서 없었던 안치용은 주전 외야수 박용택의 손가락 부상과 함께 1군 발탁의 행운을 잡았다. 그 때가 4월말이었다. 뜻밖의 행운을 잡은 안치용은 기다렸다는 듯이 타격에서 재주를 발휘하며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신일고 시절 초고교급 타자로 명성을 날렸지만 대학을 거쳐 프로 입단 후에도 빛을 내지 못한 한을 풀기라도 하듯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최근 LG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가 안치용이다. 1군 무대에 자신감을 가진 안치용은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에 6경기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수가 모자라지만 3할8푼5리의 고타율에 2홈런 24타점으로 성적이 쏠쏠하다. 덕분에 출발은 하위타선에서 했지만 이제는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1군 야간경기 경험부족으로 수비에서 3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된 외야 수비, 평균 이상의 주력으로 코칭스태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해 붙박이 톱스타로 탄생한 이대형에 이은 LG 타선의 새로운 발견이 안치용인 셈이다. 더욱이 안치용은 생활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고 있다. 홈경기가 끝난 후에도 집에 가지 않고 홀로 연습장을 지키는 등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사실 안치용은 지난 2년 연속 방출 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있던 선수이다. 그러나 아마시절 실력을 한 번 더 믿어보자는 뜻에서 살려줬는데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훈련을 게을리하는 등 의욕이 없어보였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그 결과가 지금 실력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약점이 없어 보일 정도”라며 달라진 태도를 칭찬했다. 김용달 타격 코치도 “스윙궤도가 좋다. 또 손이 빠르고 선구안이 뛰어나다”면서 “이제 프로 특급 투수들의 투구에 적응을 해가고 있다”며 감춰져 있던 재능이 서서히 꽃을 피우고 있다고 평했다.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면서 ‘눈물젖은 빵’을 곱씹었던 안치용은 “승패와 상관없이 매타석 집중하고 있다. 내게는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하다”며 다시는 2군으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타격에 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누구보다도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자세야말로 최근 투타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LG 선수단이 본받아야할 점이다. 그래서 LG에서는 요즘 ‘안치용만 같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su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