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프리뷰]마일영-장원준, '좌완 대결, 누가 오래 긁을까'
OSEN 기자
발행 2008.05.30 09: 27

투수들은 그날 호투한 경우 한마디로 '공이 잘 긁혔다'는 표현을 한다. 이렇듯 소위 잘 긁히는 날에는 상대 타선이 쩔쩔 매는 대표적인 투수들이 있다. 30일 목동구장서 열리는 우리 히어로즈와 롯데전에 각각 선발로 나서는 마일영과 장원준 역시 이런 부류의 투수들이다. 들쑥날쑥한 피칭을 하지만 일단 한 번 긁히는 날엔 뭔가 일을 저지를 분위기다. 두 투수 모두 좌완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일단 '너클볼'로 유명세를 타기도 한 마일영은 상당한 부담감 속에 마운드에 오른다. 우선 팀이 7연패에 빠져 있을 뿐 아니라 홈 13연패로 충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자칫 이날 경기마저 패할 경우에는 지난 1987년에 청보 핀토스가 기록한 역대 홈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룰 판이다. 또 최근 롯데의 폭발적인 방망이도 무섭다. 비록 전날 사직 한화전에서 패해 7연승이 좌절되긴 했지만 최근 7경기 동안 평균 11안타, 6득점을 올린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25일 제주 두산전의 굴욕을 만회해야 한다. 마일영은 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으로 4실점하며 3회 강판됐다. 전까지 9번 중 두 차례를 제외한 7번을 퀄리티 스타트로 장식했으니 갑작스런 난조에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마일영은 올 시즌 롯데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두 경기에서 16이닝 동안 3실점에 그쳐 1.6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19일 목동 롯데전에서는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8이닝 동안 3안타만 내준 채 2실점으로 막아냈다. 또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8이닝 동안 4피안타 6삼진하며 1실점했다. 역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손민한과의 팽팽한 투수전은 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원준은 마일영보다 훨씬 홀가분하다. 비록 연승행진이 멈췄지만 팀이 상승세에 올라 있다. 2~3점을 줘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지난달 23일 문학 SK전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3승 1패를 기록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하다. 게다가 목동구장을 찾아 열렬한 응원을 보낼 부산 갈매기들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마일영이 홈 마운드지만 이래저래 불리한 여건을 뒤집고 팀의 연패를 끊어줄 구세주가 될지, 아니면 장원준의 최근 상승세가 그대로 승부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분명한 것은 둘 모두 긁히는 날에는 끝까지 살아남는자가 승리의 영광을 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 마일영-장원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