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13연패' 히어로즈, 롯데전에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OSEN 기자
발행 2008.05.30 10: 07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29일 삼성에 패해 홈 13연패로 총체적 난국에 처한 우리 히어로즈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상황에 빠졌다. 히어로즈는 지난 6일 목동 두산전 이후 홈팬들 앞에서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목동구장 9연패를 비롯해 제주 오라구장에서 홈경기로 치러진 지난 20일 SK 3연전, 24일 두산전까지 포함됐다. 자칫 30일 경기에서마저 내줄 경우에는 21년전 청보 핀토스가 세운 종전 역대 홈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청보는 지난 1987년 4월 23일(OB전)부터 5월 30일(빙그레전)까지 14연패를 기록했다. 이광환 감독을 비롯한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지난 28일 삼성전 패배 후 대책 회의를 통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기까지 했다. 그런데 히어로즈의 다음 상대가 롯데다. 히어로즈 프런트들은 벌써부터 30일부터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주말 홈 3연전 준비가 한창이다. 관중 흡인력에서 전국 최고로 꼽히는 만큼 '롯데 갈매기' 맞이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히어로즈는 이미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목동에서 열린 올 시즌 첫 번째 롯데와의 3연전에서 갈매기 관중 3만1274명의 위력을 실감했다. 첫날 7797명이던 관중이 둘째날이던 토요일에는 9477명으로 불어났다. 일요일에는 1만4000석을 모두 꽉 채웠다. 구단의 입장권 수입은 물론 매점도 평소보다 두자리수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만명 규모의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원정 3연전에서는 두 차례 매진으로 원정구단에게 돌아가는 전체 입장수입의 28%에 해당하는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챙겼다. 따라서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당연히 팀 연패는 끊어야겠지만 혹시나 구단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관중 동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히어로즈로서는 무조건 연패를 끊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롯데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전체 관중 동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히어로즈는 신생구단이라고는 하지만 현대의 쟁쟁한 선수들을 그대로 받아들여 만만치 않은 전력을 꾸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순탄하지 않은 창단 과정에서 전지훈련이 늦어졌고 창단 후에도 주전들과의 계약협상이 복잡하게 얽혀 올 시즌 전망을 흐렸다. 시즌 초반에는 5연승을 달리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전례없는 대폭적인 연봉삭감, 다른 7개 구단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열악한 경기 환경이 선수들의 사기 저하로 연결됐다는 평 속에 결국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시즌 전 "꼴찌만 안하면 된다"고 말했던 고위층도 막상 우려한 성적을 받아들자 최근 코칭스태프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홈 관중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번 '최대고객' 롯데와의 3연전은 히어로즈 관계자들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런 마음을 갖게 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지난 4월 18일 목동구장을 찾은 롯데 관중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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