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열심히 하니 야구가 잘 되네요"
OSEN 기자
발행 2008.05.30 10: 13

신일고 시절 그는 '한국의 이치로'로 불렸다. 공,수,주 다방면서 '야구 천재'의 능력을 발휘하던 그에게 이같은 수식어는 당연한 것이었다. 연고 구단인 LG 트윈스는 물론 메이저리그의 구애까지 빗발쳤으니 말이다. 그리고 10여년 후, 그는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LG의 새로운 주포로 떠오르기 시작한 안치용(29)은 기나긴 침체기를 떨치고 자신이 가진 본연의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다. 올시즌 28게임에 출장해 3할8푼5리 2홈런 24타점(29일 현재)을 기록하며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는 안치용은 29일 잠실 두산전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13경기 연속안타 행진 및 6게임 연속 멀티히트 기록을 이어갔다. 경기 후반 찬스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돌아선 것은 아쉬웠지만 3회까지 팀의 2득점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활약은 눈부셨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안치용은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야구에 임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2군 무대가 더욱 익숙한 모습을 보이며 방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일쑤였던 안치용은 아마추어 시절의 '스타 의식'을 벗어 던진 겸손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어 있었다. LG 프런트는 안치용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가장 일찍 야구장에 도착해 가장 늦게 훈련을 끝내는 선수가 바로 안치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훈련에 매진하는 그의 활약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다음은 안치용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타격감이 좋다. 비결이 있는지.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출장 기회를 갖다보니 경기 감각까지 올라가면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배팅 연습 때 보니 타격 중심이 뒤쪽에 있는 듯하다. 코칭스태프가 따로 이야기한 것이 있는지. T볼 연습도 그렇고 배팅 케이지서도 실전 상황에 비해 반발력이 없는 공을 치는 훈련이 아닌가. 그에 맞춰 중심을 뒤쪽으로 두고 배팅 연습에 임하면서 배팅파워를 키우는 데 주력한다. 코칭스태프의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고교 시절 대단한 명성을 자랑했다. 당시에는 빠른 발도 자랑 했는데 프로에 와서는 주루플레이에 과감함이 조금 덜한 것 같다. 부상이 있었던 것인가. 그건 아니다. 지금도 마음 먹으면 뛸 수는 있는데 2루타를 양산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굳이 뛸 필요는 없다. 게다가 뒤에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버티고 있는 상황서 내가 도루에 실패하면 정말 아쉽지 않겠는가. -지난해에는 퓨처스 올스타전(2군 올스타) 출전에 그쳤던 반면 올시즌에는 당당히 1군 올스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감회가 어떤가. 지난해에도 1군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었지만 경기에 출장해야 후보라도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 아닌가. 다행히 올시즌에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나가고 싶다고 올스타로 뽑힐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분 좋을 것 같다. -지난 번에 번트 연습을 중요시한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뭐니뭐니해도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동안 해왔던 번트 연습의 효과가 지금에서야 나타나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한다면. 번트 연습은 타격 훈련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번트를 시도하고 볼이 되면 배트를 뒤로 빼지 않는가. 계속하다 보니 선구안이 굉장히 좋아졌다. 번트 연습이 선구안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훈련이 아닐까 싶다. -고교 시절 이후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일각에서는 '게으르다'라는 평도 있었다. 올시즌 모습을 보면 '게으르다'는 인상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데. 불과 1년 전 일이다. 그동안은 고교 시절 스타였다는 데에 자부심이 강했고 그에 안주한 경향이 있었다. 프로 입단 후에도 5년 간 그런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이전보다 훈련에 매진하다 보니 2군 성적도 올라가고 이제는 1군서 뛰고 있다. 세상 만사가 그렇듯이 부지런해야 잘 되는 것 같다. -고교 시절 스타 의식에 젖어 있었다는 것인가. 그게 아무래도 가장 컸던 것 같다. 당시 우선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LG를 비롯해 메이저리그서도 러브콜을 하면서 그 상황에 자만했다. 사실 LG가 나 외에 박용택이나 정현택 등 유망주를 함께 지명해 각오를 단단히 했어야 하는 데 말이다. -올시즌 각오를 묻겠다. 남은 경기에 빠짐없이 나가고 싶다. 특히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좋은 활약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팀임을 보여주고 싶다. 남아있는 모든 경기를 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패배 의식에 빠져있지 않은, 승부근성을 갖춘 LG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chul@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