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금 이대로라면 젊은 투수들도 부럽지 않다. 올 시즌 한화는 마운드 문제로 고생이 많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형편이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은 팔꿈치 통증으로 5월에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있고 양훈과 유원상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애간장을 태웠다. 결국 유원상은 2군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그래도 한화 마운드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선산을 지키는 고목나무처럼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송진우(42)와 정민철(36)이다. 올해 다시 선발진에 진입한 송진우는 11경기에 등판, 3승2패 방어율 3.86 WHIP 1.59 피안타율 2할7푼3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2승 방어율 1.21 WHIP 1.30 피안타율 2할1푼9리라는 특급 성적으로 만천하에 위력을 떨치고 있다. 공 하나를 빼고 넣는 등 좌우코너를 찌르는 송곳같은 제구력이 여전하다.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수치는 볼넷이 많아지고 볼 비율이 높지만, 공이 느린 송진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이것이 잘 먹혀들어가고 있다. 당당히 제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정민철도 초반 부진을 딛고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 4승5패 방어율 4.74 WHIP 1.42 피안타율 2할9푼7리. 보여지는 성적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고, 최근 몇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막강 거인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정민철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선발등판(11경기), 투구이닝(62⅔)을 소화할 정도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정민철의 투구이닝은 올 시즌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고이닝이다. 송진우와 정민철은 올 시즌을 앞두고 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몸을 만들었다. 송진우는 선발진 진입을 은퇴의 마지노선으로 잡을 정도로 의욕을 불태웠고, 정민철은 200이닝 돌파를 목표로 설정하며 1700투구를 펼쳤다. 땀을 흘린 대가가 시즌 뚜겅을 열자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반에는 부진을 면치 못해 적지 않은 우려를 샀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특유의 노련미를 바탕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함께 끝없는 승부욕이 뒷받침되고 있는 결과물임에는 자명한 사실이다. 코칭스태프에서는 최소 5이닝을 한계 이닝으로 잡고 있지만, 송진우는 “6회까지 투구수 120개는 자신이 있다”며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정민철도 “될 수 있으면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고집을 부려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김인식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송진우를 본받아야 한다. 그 나이에 저렇게 잘 던진다. 정민철이도 마찬가지다. 자꾸 본인이 끝까지 던진다고 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화 젊은 투수들에게 송진우와 정민철의 존재는 살아있는 교본이자 복(福)이다. 타격 순위 보면 팀 순위가 보인다
